성탄절은 1년 중에서 가장 기쁘고 축제 같은 날이다. 날씨는 점점 더 추워지지만 성탄절 전후로 기부나 따뜻한 나눔이 특히 집중되기도 한다. 성탄절을 맞아 선교사들을 위한 안식처, '미션하우스'에도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이민목회를 하는 박정환 목사 부부와 5명의 어린 자녀들이 성탄절 기간 동안 이곳에 머무르게 된 것. 아픈 몸으로 한국에 급히 들어와야 했던 이들을 따뜻하게 맞아준 미션하우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선교사와 목회자들을 위한 무료 안식처인 미션하우스에서 일주일여 간 머물게 된 박정환 목사·정안나 사모와 미션아일랜드 장기웅 대표(우).ⓒ데일리굿뉴스


협심증 치료 위해 급히 한국에…"미션하우스 덕에 안심했죠"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겠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무사해야 할 텐데. 2살 아이가 있어서요."

거실에 만들어진 예쁜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며 박정환 목사, 정안나 사모(미국 예수인교회)는 미소를 지었다. 

아이가 다섯인 이들 부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근처 작은 도시에서 개척목회를 하고 있다. 성탄절 들뜬 분위기가 곳곳에 가득하지만 이들이 한국을 찾은 이유는 다름 아닌 박 목사의 심장협심증 수술을 위해서였다.
 
박 목사는 “미국에서 한인 1세, 2세 목회를 하다가 불현듯 심장에 무리가 와서 급히 한국에 들어오게 됐다”며 “3주 넘게 소요되는 병원 일정에 2살 막내까지 다섯 아이를 모두 데리고 어렵게 한국에 왔지만 숙소를 구하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미국에서 유학을 마친 뒤 곧바로 개척목회를 하면서 이들 부부가 한국을 떠난 지 어느덧 오랜 시간이 흘렀다. 양가 부모님이 계실 때만 해도 한국에 오면 머무를 곳이 있었지만, 얼마 전 박 목사의 어머니까지 돌아가시면서 7명 가족이 함께 지낼 곳을 찾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그러던 중 박 목사는 신문기사를 통해 미션하우스를 알게 됐다. 미션하우스는 선교단체 미션아일랜드(대표 장기웅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가 고국을 방문하는 선교사와 목회자를 위해 마련한 무료 안식처로, 몇 달 전 인천 영종도에 새 둥지를 틀었다. 
 
박 목사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메일을 보냈는데 사연을 들은 장기웅 대표가 흔쾌히 수락해주셨다”며 “수술을 마친 뒤 일주일여 간 온 가족이 쉴 수 있는 안락한 곳이 마련돼 큰 걱정거리를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기웅 대표는 "목회자는 자신이 아프더라도 남을 돌봐야 하고 위로해줘야 하는데, 그 동안 많이 지쳤을 이 가족이 이번 기회에 쉼을 얻고 돌아갔으면 좋겠다"며 "성탄을 맞이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인 것 같다"고 밝혔다.

 ▲5명의 아이들을 위해 미션아일랜드가 준비한 크리스마스 트리와 선물들.ⓒ데일리굿뉴스
 
성탄절 미션하우스 찾은 5명의 어린 천사들

성탄절을 3일여 앞두고 미션하우스를 방문한 장기웅 대표는 박 목사 부부와 인사를 나누기 바쁘게, 들어서자 마자 집안 곳곳을 살피며 보일러나 밥솥 등을 살뜰히 챙겼다. 

또 5명의 어린 자녀들이 미션하우스에서 성탄절을 행복하게 맞을 수 있도록 예쁜 크리스마스 트리를 직접 거실에서 조립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미국보다 추운 한국 날씨에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다섯 아이의 성별과 나이를 미리 물어서 내복과 사탕, 과자 등을 풍성하게 준비했다.

정안나 사모는 “좋은 일로 온 것이 아니라 아이 아빠가 아파서 왔기 때문에 사실 아이들이 우울해하고 있던 중"이라며 "크리스마스 트리와 선물을 보고 아이들이 너무 좋아할 것 같고 기쁜 성탄절이 될 것 같다"며 감사를 전했다.

전날 수술을 마치고 퇴원한 박 목사 부부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아이들 사진을 보여주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점 웃음꽃이 폈다.

정 사모는 "병원에서 남편의 신체 나이는 40대이지만 심장 나이는 60대라고 진단해서 많이 걱정도 됐고, 또 이제 막 교회가 3년 차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안정되어 가고 있던 차에 속상했다"면서 "하지만 비행기 티켓부터 병원 입원비, 미션하우스를 통한 숙박 등 하나님이 사방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보내주셔서 감사가 가득하다"고 말했다. 

박 목사 가족의 사연을 듣고 장 대표의 뜻에 동참하는 주변 지인들이 조금씩 마음을 모아 후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장기웅 대표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부부와 5명의 어린 천사들이 미션하우스를 찾아와 매우 기쁘다"며 "목사님이 속히 쾌유하고 이들 가족에게 성탄의 큰 기쁨과 소망이 넘치길 바란다"고 전했다. 
 
 ▲크리스마스 당일, 미션하우스에 배달된 성탄절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아이들.ⓒ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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