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교회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민정책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아기 예수 가정이 철제 울타리에 갇혀 있는 모습을 연출해 미국 사회의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의 교회가 꾸민 전시물 (사진제공=연합뉴스)

"예수 가정도 이민자 가정, 이민자 포용해야"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펠로십 회중교회'는 그리스도 성탄화에서 착안, 교회 한 쪽에 철제 울타리를 설치하고, 그 안에 요셉과 마리아, 아기 예수가 갇혀있는 전시물을 조성했다.
 
뉴욕타임스와 의회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교회측은 페이스북에 이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업로드하며 "예수 가정은 이민자 가정이었다"고 글을 올렸다.
 
교회의 이 같은 모습은 미국 남부 국경에서 이민자 부모로부터 아이들을 격리하던 정책을 부분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크리스 무어 담임목사는 "트럼프 행정부 아래서 이민자들이 어떻게 대우 받는지를 환기하고자 이런 전시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어 목사는 또 "이들 이민자는 예수의 가족이 달아났을 때, 같은 종류의 압제와 안전의 위협으로부터 피신한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물 설치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수백 명의 가족 구성원을 격리한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정책'을 상기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부를 포함한 이전의 미국 행정부들은 국경에서 이민자들을 구금하기는 했지만, 가족들을 서로 떼어놓는 정책을 쓰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항의하는 뜻으로 미국의 교회가 그리스도 성탄화를 이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달 초 매사추세츠 한 교회는 3명의 동방박사가 국경 울타리로 예수의 가족과 분리된 가운데 마리아와 요셉이 철창에 갇혀 있는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전시물을 조성해 눈길을 끌었다.
 
가톨릭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성탄 전야 미사에서 만삭의 마리아가 남편 요셉과 함께 베들레헴으로 떠나 아기 예수를 낳을 곳을 찾아 헤맨 여정을 언급하며 "요셉과 마리아도 이방인"이라며 이민자에 대한 포용을 호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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