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역은 ‘서울’, 도착역은 ‘판문’인 새마을호 4201호 열차가 12월 26일 오전 6시 48분 서울역 11번 플랫폼을 떠났다.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첫 걸음인 착공식에 참석하는 남측 일행이 탄 특별열차가 26일 아침 서울역에서 착공식이 열릴 북측 개성 판문역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열리는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하 착공식)’의 남측 참석자 100여명은 특별열차를 타고 행사장소인 북측 개성 판문역으로 출발했다.

통일부는 특별열차가 도라산역을 지나 오전 8시 34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특별열차에 탑승한 착공식 참석자들은 ‘서울↔판문’이 새겨진 왕복승차권을 받아들었다. 승차권에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이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새겨졌다.

남측 인사들은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실질적 ‘첫발’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날 착공식에 대해 남다른 감회를 표출했다.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박재규 경남대 총장은 “오늘 열차 타러 오면서 굉장히 감회가 새로웠다”며 “신의주까지 (철도가) 연결돼서 중간에 멈추지 말고 쭉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도 2007년 12월부터 약 1년간 운행한 경의선 남북 간 화물열차를 언급하며 “(이번이) 11년 전보다 진일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의선 남북 간 화물열차를 직접 몰았던 기관사 신장철 씨는 2007년 당시 시험운행 사진을 바라보며 “화물열차 마지막 열차를 운행한 지 10년이 흘렀는데, 퇴직한 뒤에 또 언제 가볼까 싶었다”며 “감개무량하다”고 털어놨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승용 국회부의장 등 고위 인사들이 탑승한 특별열차 칸에서는 남북 철도연결, 행사장소인 개성의 주민 생활 등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이해찬 대표가 “중국 사람들이 예전에 일본에 갈 때 신의주에 와서 경의선을 타고 서울∼부산 거쳐 부산에서 배 타고 일본에 갔다”고 하자 조명균 장관은 “EU(유럽연합) 국가들이 (철도에) 관심이 많다. 중국, 일본에 물동량이 많다”고 답했다.

김현미 장관은 이날 착공식 이후 철도 연결·현대화 계획에 대해 “일단 공동조사, 실태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고 하더라”며 “실제로 공사하기 전까지 할 게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그는 “설계만 해도 1∼2년이 걸린다”며 “돈이 많이 드는 것이 아니니 일단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 될 때까지 설계 등을 열심히 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착공식에는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 인사들도 동행했지만, 자유한국당 측에서는 참석하지 않는다.

서울역 사전 환담장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세 번을 드렸다”고 말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당초 이날 행사에 동행할 예정이던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개인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불참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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