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암 사망률 1위는 폐암이다. 흔히 폐암은 오랫동안 흡연한 남성에게서 발생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최근 여성 폐암 환자 10명 중 9명은 한번도 담배를 피운 적 없는 비흡연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조사 결과 폐암 여성 환자 10명 중 9명은 비흡연자다.

폐암 30%는 여성…비흡연자도 흉부 CT검사 필요
 
폐암은 전체 암종 중 연간 사망자가 1만 7,969명으로 가장 많다. 지난해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신규 여성 폐암 환자는 7,252명으로 2000년(3,592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당시 신규 폐암환자 총 2만 4,267명 중 30%가 여성인 셈이다.
 
눈에 띄는 점은 폐암으로 진단받은 여성의 87.6%는 한번도 흡연한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국립암센터 조사 결과 폐암 여성 환자 10명 중 9명은 비흡연자다.
 
비흡연 여성의 폐암 발병에는 간접흡연과 미세먼지, 라돈과 같은 방사성 물질 등 환경적 요인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2년 이상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경우 폐암 발생률은 2배 늘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폐암의 종류도 다르다. 흡연자는 편평상피세포암에 잘 걸리는 반면 비흡연자는 선암 환자가 많다. 편평상피세포암은 폐 중심부에 암세포가 발생해 기관지를 막거나 내부를 손상시켜 기침이나 객혈, 천명 등의 증상을 초래한다. 선암은 주로 기관지와 멀리 떨어진 폐의 주변부에 발생하며 늑막과 흉벽을 침범해 가슴통증 등을 일으킨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올해 7월부터 만 54~74세 남녀 중 30갑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흡연자를 대상으로 2년마다 폐암검진을 실시한다. 비용은 1인당 11만원으로 이중 10%만 본인이 부담하게 된다. 건강보험료 기준 소득 하위 50% 가정은 무료로 저선량 흉부CT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암검진사업이 본격 시행되면 폐암이 조기 발견되고 조기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생존률도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폐암의 조기발견율은 20.7%로 위암, 대장암, 유방암 등 다른 암에 비해 매우 낮다. 전국 14개 병원에서 약 2년 동안 30갑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고위험군 1만 3,345명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CT 시범검진을 실시한 결과 폐암 검진 도입이 폐암 조기발견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따라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도 50세 전후 갱년기에 유방암과 함께 폐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는 제안이 나온다. 이계영 대한폐암학회 이사장(건국대 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 소장)은 "'담배를 안 피우니 폐암 검진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의 절반가량은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에 뒤늦게 진단 받는 실정"이라며 "50세 전후부터 5년에 한 번 정도 저선량 흉부CT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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