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민족 누구게나 결단할 때 있나니/참과 거짓 싸울 때에 어느 편에 설 건가/주가 주신 새 목표가 우리 앞에 보이니/빛과 어둠 사이에서 선택하며 살리라 (찬송가 586장)
 
찬송가 586장의 가사는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한다. 100년 전 이 땅의 교회는 민족의 위기 앞에 '결단'했고 참과 거짓의 싸움에서 '참'의 자리에 섰다. 당시 한국 교회는 민족의 문제를 껴안은 공동체였다. 민족의 독립을 위해서라면 이념과 종파를 뛰어넘어 협력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는 이러한 연합과 민족 사랑의 정신을 잃고 분열과 갈등을 보이며 세상의 걱정거리로 전락했다.

어떻게 하면 한국교회가 작지만 뜨거웠던 100년 전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까. 오랜 시간 학자와 목회자로 민족과 교회의 관계를 연구해온 문성모 목사(강남제일교회· 前 서울장신대 총장)를 만나 고언을 들어봤다.
 
 ▲오랜 시간 학자와 목회자로 민족과 교회의 관계를 연구해온 문성모 목사. 그는 "한국교회가 3·1운동 당시의 교회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데일리굿뉴스

"교회는 민족과 운명 공동체"

문성모 목사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위기 가운데 있다며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 예배의 모습이 갱신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총칼에 대한 위협이나 독재에 대한 항거는 없지만 국론이 사분오열되어 있다"며 "민족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교회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어 정신적 지주의 지위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1운동 당시 한국교회의 모습은 오늘날과 달랐음을 강조했다.
 
"100년 전 한국교회는 작지만 강한 교회였습니다. 전체 인구수 대비 2% 남짓의 적은 수였지만 사회적 영향력은 그보다 훨씬 큰 25% 정도였습니다. 요즘은 반대로 기독교 인구수는 25%지만 영향력은 2% 정도인 형편입니다. 이제 우리는 삼일운동 당시의 교회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3·1운동 당시의 교회는 민족의 문제를 안고 함께 고민하던 공동체였습니다. 민족을 위해서라면 종교, 이념을 넘어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했다. 오늘날 한국교회도 민족과 함께 운명을 같이하는 공동체로써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목사는 독일 뮌스터대학에서 유학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온 1993년부터 '어떻게 하면 희미해져 버린 한국교회의 민족 사랑을 되살릴 수 있을까'를 놓고 고민했다. 그런 고민의 결실이 바로 '삼일운동 기념예배 프로그램'이다.
 
"광주제일교회에 시무할 당시에는 인터넷도 없었고 어디 알릴 곳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제가 3·1운동과 관련해서 모은 자료와 예배 노하우를 담은 소책자를 알리는 광고를 냈는데 무려 1,000 교회가 넘게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많은 교회가 민족과 3·1운동에 관심은 있지만, 자료가 없거나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쌓아온 삼일운동 기념예배 노하우와 자료를 '삼일운동 100주년 기념예배 세미나'를 통해 한국교회 전체와 나눌 계획이다. GOODTV기독교복음방송이 후원하는 이번 세미나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1993년부터 26년간 삼일운동기념예배를 드려온 문성모 목사의 비결이 공개된다. 
 
세미나 참석자 전원에게 △삼일운동 100주년 예배순서와 설교문 △독립선언서 원본과 풀이본 △옛 애국가(Auld Lang Syne) 악보 △예배시연과 구체적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성경과 찬송가만 가지고 있으면 3·1운동 당시의 상황을 최대한 살려 재현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기획됐다.

세미나 일정은 오는 1월 21일(월) 오전 11시 강남제일교회에서 열리며 세미나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홍성호 목사(010-2899-5858)를 통해 문의하면 된다. 
 
문 목사는 이번 세미나가 "한국교회, 특별히 작은 교회와 농어촌교회가 우리 신앙의 뿌리가 얼마나 위대했는지, 민족을 사랑했는지 기억하고 기념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