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겨울철이 되면 '급성 심장정지'로 인한 갑작스런 돌연사가 빈번해진다. 2017년 한 해에만 돌연사로 사망한 사람이 2만 명에 육박할 정도다. 이는 암을 종류별로 나눠 집계한다면 돌연사가 사실상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에 해당한다. 주 사망 원인인 암이나 자살, 교통사고 등을 정부가 나서서 줄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훨씬 더 많은 이들이 심장에 생긴 문제로 가슴을 움켜쥐고 쓰려져 숨지고 있는 것이다.
 
 ▲2017년 한 해에만 돌연사로 사망한 사람이 2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돌연사 주범', 나쁜 생활 습관
 
얼마 전 가수 진형(33)과 맹유나(29)가 연달아 심장마비로 돌연사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온라인 상을 뜨겁게 달궜다. 두 사람 모두 20~30대 밖에 되지 않은 이른 나이에 죽음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 특별한 지병이 없는 상태였음에도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인한 돌연사라는 사실에 충격을 더했다. 특히 맹유나의 경우, 극심한 스트레스가 죽음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말들이 나온다. 평소 음악창작과 올 6월 컴백 준비 때문에 스트레스가 누적됐다는 것. 일각에서는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증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들과 비슷한 이유로 2017년 한 해에만 전국서 1만 8,261명이 '돌연사'했다. 2만 명에 육박하는 돌연사 사망자는 같은 해 폐암 사망자 수(1만 7,980명)보다 많고 교통사고(5,028명)로 인한 사망자의 3.6배나 된다.
 
의학적으로 돌연사에 대한 정의·통계는 없으나 대개 '급성 심장정지로 인한 사망'을 돌연사 개념으로 본다. 최근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급성 심장정지로 사망한 사람은 2만 5,859명이다. 이중에서 각종 사고, 자살 시도 등으로 급성 심장정지가 발생한 사람과 각종 병의 말기 증상으로 심장이 멎은 경우를 제외하면 1만 8,261명이 돌연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돌연사로 인한 사망이 잦아지고 있음에도 그 위험성을 일반인들이 제대로 견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급성 심장정지가 닥쳐올 수 있는 만큼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심장전문의들은 "평소 아무런 증상이 없는 건강한 사람도 처음 발생한 심장 이상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면서 "전조 증상이 없다가도 급성 심근경색 등이 생기는 사람이 30~40%나 된다. 언제 어디서든지 심장에 문제가 생겨 쓰러질 수 있다는 것이 무서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예방책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의사들은 돌연사가 결국 '생활습관으로 인한 병'이라고 강조한다. 금연, 운동, 건강한 식사, 스트레스 줄이기 등 생활 속의 노력으로 돌연사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WHO(세계보건기구)도 "당신의 심장을 지키기 위해선 금연·절주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운동을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특히 돌연사 중 가장 많은 원인을 차지하는 허혈성 심장 질환의 경우 술·담배가 치명적이다. 전문가들은 금연과 절주만으로 급성 심장정지 외에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돌연사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심혈관내과 오동진 교수는 "보통 암 예방 등의 이유로 금연을 권하지만 담배를 끊으면 심근경색 등 심장 질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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