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성폭력 소극적 사후대응 원인은

감독기관 무기력, 스포츠인권센터 뒷짐

김신규 (sfcman87@hanmail.net)

등록일:2019-01-16 14: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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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올림픽메달리스트 심석희의 폭로로 불거진 체육계의 성폭력 문제는 단지 쇼트트랙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체육계 전반의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지난 1월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제22차 이사회에서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에 대한 쇄신안을 발표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석희의 폭로에 이어지면서 빙상계의 경우 성폭력에 시달린 선수들이 더 있다는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또한 전 유도선수 신유용이 10대 시절 코치로부터 당한 성폭행을 폭로하면서 체육계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뒤숭숭하다.

대한체육회가 한남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실시한 ‘2018년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에 의하면 최근 1년간 일반등록 선수의 성폭력 피해 경험 비율이 2.7%로 나타났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성폭력 피해경험 비율은 1.7%에 이르렀다.

이 조사에 의하면 성폭력 피해사례 가운데 성희롱, 성추행은 물론 강제 성관계에 이른 성폭행 사례도 4건이나 됐다. 성폭행 피해자 중 남성은 3면, 여성이 1명이었다.

이러한 현실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월 9일 노태강 2차관의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정부와 체육계가 마련한 대책들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모든 대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체육계 내부의 성폭력 문제 대응력의 경우 관련 국가 체육관장 부서인 문체부와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는 한마디로 무기력 그 자체라는 점이 이번 사태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스포츠인들의 인권과 성폭행 등 인권 피해를 당한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대한체육회 산하 스포츠인권센터는 선수들의 성폭력 피해에 대해 보호막이 되기는커녕 뒷짐만 져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스포츠인권센터가 대한체육회 산하이기에 피해자를 보호하는데 미흡한 측면이 있으며, 대안마련에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스포츠인권센터의 관리직으로 대한체육회 임원급이 임명되기에 선수입장에서는 신고했다가 소문이 나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도 지적된다. 그런 만큼 대한체육회가 진행한 실태조사 자체에 대한 신빙성에 의문을 갖는 목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체육계 내부의 성폭행 문제에 대해 관리주체인 대한체육회와 이기흥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문체부는 체육회 징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한체육회가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이기도 하지만 국가올림픽위원회(NOC)로서의 지위도 갖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오영우 문체부 체육국장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대책에 대한 후속조치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대한체육회 책임론과 관련 "체육회 책임에 대해 문제 제기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체육회는 IOC와의 관계에 있어서 국가올림픽위원회로서의 지위가 있고,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을 담당하는 기타 공공기관의 지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체육회가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기관이지만 IOC는 정부가 NOC에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체부의 관리 감독 권한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오 국장은 "회장과 관련된 문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돼야 할 문제지만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육회가 막대한 예산과 관련해 물의를 빚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반적인 개선책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문체부 역시 이번 사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이것과 관련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엄정한 감사를 위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것"이라며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질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잇단 성폭력 사건 폭로 이후 이기흥 체육회장의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월 15일 체육회 이사회에 문화연대, 체육시민연대, 스포츠문화연구소 등 체육·시민사회 단체들이 찾아가 이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국회에서도 이 회장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이사회 자리에서 체육계가 자정 기능을 다하지 못한 점을 사과하고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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