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9 프로배구 올스타전. 배구 팬들이 덕큐리라고 별명을 붙여준 한국전력의 서재덕이 그룹 퀸(QUEEN)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 분장으로 서브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승 22패,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시즌 '꼴찌팀'의 한국전력이 1월 20일의 올스타전을 이전까지 거둔 성적이다.

1월 1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3-1(25-21 25-20 21-25 25-20)로 승리하며 힘겨운 2승을 챙긴 한국전력은 이번 승리로 6연패에서 탈출했다.

올 시즌 개막 후 16연패의 나락에 떨어졌다가 간신히 첫 승을 거둔 한전은 그러나 다시 6연패의 늪에 빠졌었다.

외국인 선수 2명의 잇따른 중도 이탈로 한국전력에서 고군분투하며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왼손잡이 라이트인 서재덕(30)이 팀의 연패를 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의 핵심인 레프트 전광인이 FA로 팀을 떠나고 외국인 선수의 자리가 비면서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라이트(아포짓 스파이커)로 복귀한 그는 팀이 연패를 거듭하는 가운데 불꽃 같은 투혼을 발휘하며 팀의 기둥 역할을 해왔다.

그런 서재덕이 20일 올스타전에서는 활짝 웃었다. 서재덕은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시즌 V리그 올스타전에서 그룹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로 변신하는 퍼포먼스로 남자 세리머니상과 최우수상(MVP)을 석권했다.

올스타전에서 두 상을 싹쓸이한 선수는 2015-2016시즌 문성민(현대캐피탈) 이후 서재덕이 역대 두 번째다.

서재덕은 18개 언론사 투표에서 세리머니상 9표(파다르 8표·전광인 1표), MVP 7표(전광인 6표·파다르 5표)를 받았다.

서재덕은 2016-2017시즌 올스타전 남자부 MVP를 이어 두 번째로 '미스터 올스타'로 뽑혔다.

서재덕이 최고의 별로 떠오른 비결은 '덕큐리' 변신이었다.

서재덕은 앞서 한국배구연맹(KOVO)이 마련한 올스타전 홍보영상 '서재덕미안 랩소디'에서 프레디 머큐리를 패러디해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영상으로 팬들을 웃겼던 서재덕은 올스타전에 팬들이 붙여준 별명 '덕큐리'를 유니폼에 새기고 뛰었다.

서재덕은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빠진 한국전력에서 홀로 팀을 이끌다시피하며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외국인 선수의 부재로 그는 주장에다 외국인 선수 역할까지 떠맡았다. 팀이 꼴찌로 추락한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서재덕은 미소를 잃지 않고 팀을 다독이며 리더 역할을 했다.

팬들은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서재덕에게 남녀 통합 최다 표(8만9천84표)를 몰아주며 응원을 보냈다.

올스타전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서재덕은 화끈한 공연으로 팬들에게 화답했다.
 
 ▲2019 프로배구 올스타전에서 문성민이 한 때 같은 팀이었던 서재덕과 함께 있는 전광인을 잡아 당기고 있다. ⓒ연합뉴스

2세트 혼성 경기에서 K스타 소속으로 뛴 서재덕은 서브를 넣을 때 하얀 민소매 상의를 입고 등장했다. 손에는 스탠드 마이크를 쥐고 있었다.

서재덕은 최근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유명해진 머큐리의 공연 장면을 패러디했다.

"에∼오"를 외치며 관중의 호응을 유도한 서재덕은 "올라이트(Alright)!" 외마디로 공연을 끝낸 뒤 퀸의 노래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에 맞춰 서브를 넣었다.

서재덕이 때린 공은 한국전력 시절 단짝이던 전광인(현대캐피탈)이 받아냈다.

자유계약선수(FA)로 한국전력을 떠나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전광인은 올스타전에서 V스타 소속으로 상대 코트로 건너가 서재덕과 포옹하는 '상봉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서재덕은 '스파이크 서브 킹' 이벤트에도 출전, 팬들이 "에∼오" 응원을 보내자 유니폼을 벗어 민소매 셔츠를 드러내 다시 덕큐리로 변신, 시속 114㎞ 강스파이크를 때렸다.

시상식을 마친 후 서재덕은 인터뷰에서 "어떻게든 팬분들께 재밌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왔는데 생각지도 못한 MVP까지 받아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팬분들이 주셔서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재덕은 한국배구연맹(KOVO)의 권유로 덕큐리 공연을 하게 됐다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코트에 들어가니까 코트가 편해서 그런지 긴장이 없어지더라.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았나 싶다"며 웃었다.

전광인과 펼친 '옛 정 퍼포먼스'에 대해서는 "광인이가 의견을 제시했는데 좋은 생각인 것 같았다. 오늘 그렇게 하니 광인이에 대한 미련은 접었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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