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촌의 온난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온난화 현상은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쳐 한반도 역시 조금씩 더워지고 있다. 지난해 여름 연일 계속된 찜통더위는 뜨거워지고 있는 한반도를 그대로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한반도가 급속하게 아열대 기후로 변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직접 재배된 아열대 과일을 맞볼 날도 멀잖은 시점이다(사진은 마트의 국내산 열대 과일). ⓒ연합뉴스

2080년 국토 62%가 아열대 기후대로

실제 아열대 과일로 알려진 멜론의 재배지가 강원도 평창까지 확대됐다. 한반도 중북부이자 동계올림픽 개최지였던 곳에서 아열대 과일이 열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더 이상 이상한 것이 아니라, 조만간 한반도에서 동남아 등지로부터 수입하는 대표적인 아열대 과일인 망고나 바나나를 국내산으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향후 지구온난화가 지속된다면 내년쯤인 2020년에는 우리 국토 경지면적의 10.1%가 아열대 기후에 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열대성 기후 면적은 지속적으로 늘어나 2060년이면 26.6%, 2080년이면 62.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대부분이 사실상 아열대 기후권에 자리하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실제 국내의 경우 이미 아열대작물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일부 재배되고 있다. 이 면적은 2015년 362㏊에서 2017 428.6㏊로 18%나 늘었다. 오는 2020년에는 이 면적이 1,000㏊를 넘어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환경적 측면으로 한반도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다시 기후를 예전 상태로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지구온난화에 대비하는 역발상의 사례들이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다.

최근 충남 태안군 안면도의 한 농가가 대표적인 열대과일인 바나나를 시험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안면읍 창기리 이용권 씨(53)는 2016년 2,314㎡ 규모의 시설하우스 안에 바나나 나무 10여 그루를 심었다. 그 바나나는 2월 말이면 첫 수확된다.

이 씨의 열매 맺은 바나나를 분석한 결과, 바나나의 품질도 양호한데다 생산성도 높은 것으로 나알려졌다. 이씨는 “바나나 나무 1그루당 수확 예상량이 50㎏으로 일반적인 수확량인 30~35㎏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경북 포항에서도 최근 바나나 재배 성공 소식이 전해졌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망천리에서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는 한 모 씨(43) 형제가 바나나 재배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농업기술센터 최규진 소장은 “이번 바나나 재배 성공은 우리 지역에서도 열대과일이 새로운 농가 소득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음이 확인된 셈”이라며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아열대 농업 기술을 더욱 확대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진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김성철 농업연구관은 “바나나가 태안을 비롯한 중부지방에서 재배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아열대화가 본격화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그렇더라도 열대과일을 당장 노지재배 할 정도에까지 이른 것은 아니다. 현재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난방을 하는 방법으로 바나나를 재배하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온난화의 가속화로 난방비의 절감 폭이 커지면서 중부지방의 농가들까지 바나나 재배지가 확대된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김 연구관은 “국산 바나나가 본격적으로 생산된다면 신선하고 안전한 국산 과일에 대한 신뢰가 높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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