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을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얘기는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본 말일 것이다. 설날 아침, 우리나라는 한 살 더 먹은 것을 기념하며 떡국을 먹는다. 새해 한 살씩 나이를 더 먹는 한국식 나이 셈법이 반영된 풍습이다. 그러나 새해마다 '한국식 나이계산법'을 두고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만 나이로 일원화해 일상에서 생기는 혼란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가 하면 한국만의 나이계산법을 고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해마다 '한국식 나이계산법'을 두고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 나이계산법 '제각각'
 
-"외국인 친구에게 나이를 어떻게 설명할지 난감했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만 나이로 계산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한국식 나이 계산법은 우리만의 전통인데, 없애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새해마다 '한국식 나이계산법'에 대한 논란은 늘 제기되는 문제다. 현재 한국에서는 일상과 법률에서 최대 3가지의 연령 계산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통상적으로는 출생 연도부터 한살이 되고 새해마다 한 살씩 증가하는 한국식 나이계산법인 '세는 나이'가 쓰이고 있다. 매해 1월 1일이면 누구나 한 살씩 나이를 먹게 되는 구조다.
 
이를 적용하면 작년 12월 31일에 태어난 아이의 경우, 2019년 1월 1일 태어난 지 하루 만에 2살이 된다. 이런 방식은 한국에만 있는 문화로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코리안 에이지(Korean Age)'라고도 부른다.  
 
세는 나이 외에도 한국에서는 나이 세는 방법이 두 가지가 더 있다. 바로 '만 나이'와 '연 나이'다. 관공서나 병원 등 행정상으로는 우리나라도 출생일부터 연령을 계산하는 '만 나이'를 이용한다. 현재 연도에서 태어난 연도를 빼 나이를 계산하는 방식인 ‘연 나이’는 병역법과 청소년보호법 등에서 적용되고 있다.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은 2000년 생을 예로 들어보면, 만 나이는 18살이며 연 나이는 19살, 그리고 세는 나이는 20살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빠른 년생'을 포함시키면 나이 셈은 더 복잡해진다.
 
이렇게 셈법이 다양하다 보니 사회적 혼선이 가중되고 특유의 서열문화까지 계속해서 공고해진다는 비판이 많다. 올해도 새해 첫날인 1일에만 '한국식 나이 폐지'관련 국민청원이 10여 건 이상이나 게재됐다.
 
지난해 L.POINT 리서치 플랫폼 라임이 남녀 2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나이 계산법에 대해 질문한 결과 '만 나이로 나이 계산법을 통일하자'는 의견에 응답자의 68.1%가 동의했다. 만 나이 사용을 찬성하는 대다수의 공통된 의견은 "이 나이셈법이 가장 합리적이며 의학적·행정적으로 생기는 불편과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의견 속에 최근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은 공문서에 만 나이 기재를 의무화하고 일상생활에서도 만 나이 사용을 권장하는 법안을 국회에 발의한 상태다. 그러나 한국식 나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태어날 때부터 한 살을 인정해주는 우리만의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임신 기간에 한 살을 먹는 것으로 쳐서 태어날 때부터 1살인 한국식 나이 문화는, 생명을 소중히 하고 후손 잇는 것을 중시한 한국 문화 관습이 담긴 것이라 볼 수 있다"며  "좋게만 혹은 나쁘게만 볼 수 없겠지만 불편하다면 여러 의견을 들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해 새해가 되면 한국식 나이 셈법을 두고 찬반 논쟁이 인다. 나이 셈법 기준이 통일 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나이 셈법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논쟁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며 "나이계산법을 통일함으로써 얻는 효익이 무엇인지 심도 있게 따지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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