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경제력이 높을수록 초등학생의 어휘력 수준이 뛰어나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곧 가정형편이 곧 학력의 대물림으로 이어지는 교육의 양극화를 보여준 셈이다.

시민단체 교육을바꾸는사람들 산하 21세기교육연구소는 서울·인천·경기 지역의 초등학교 24곳에서 5학년 학생 1133명을 대상으로 어휘력을 점검해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초등학생의 어휘력이 집값에 비례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옴에 따라, 부모의 경제력이 곧 자녀의 학력으로 대물림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사진=연합뉴스)

아파트 시세 '하'·농촌 지역, 전체 평균에도 못 미쳐

연구팀은 경제력의 따른 교육 격차를 알아보기 위해 조사대상 학교 주변 아파트의 시세에 따라 도시 지역을 상·중·하로 나누고 여기에 농촌 지역을 지정해 각 지역 학생들의 어휘력 점수 평균값을 비교했다.

집값을 한 가구의 경제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로 본다면 ‘경제력에 따른 교육 격차’를 보여주는 조사인 것. 어휘력 검사는 지난 30년간 사용된 초등학교 교과서(국어, 수학, 사회, 과학)에 제시된 어휘들을 추려 그 의미를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결과 집값이 높은 지역일수록 학생의 어휘력 점수 역시 높은 반면, 집값이 낮은 지역일수록 어휘력 점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하’ 지역과 농촌 지역 학생들의 점수는 모든 과목에서 낮게 나왔다. 특히 65점 만점 중 60점 이상의 고득점을 받은 학생은 도시 ‘상’과 ‘중’ 지역에서는 13%에 달했지만, 농촌 지역에서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부모 동거 여부에 따라 어휘력이 크게 달라지기도 했다. 60점 이상의 고득점자 중에는 부모 결손 학생이 6.6%에 불과했지만, 30점 이하의 저득점자 중에서는 30%가 결손가정 자녀였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사회적 양극화가 교육 격자를 가져오고, 이는 다시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낙후된 지역이나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 해체 및 결손 가정의 학생들을 위한 교육적 지원을 서둘러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이미 연구자들이 농촌 학생들의 심각한 읽기 부진 현상을 밝히는 등 문제제기가 이뤄졌지만 아직 교육부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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