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예배의 모습은 어떠할까. 한국 개신교 예배는 그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다양성에 주목해 교회의 예배 형태를 살펴보고 예배 현장을 깊이 있게 바라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18일 오후 1시 30분 서빙고온누리교회에서 '목회와 신학 창간 30주년 기념 세미나'가 열렸다.ⓒ데일리굿뉴스

'모방·답습' 버리고 다양한 시도 필요
 
18일 오후 1시 30분 서빙고온누리교회에서 열린 '목회와 신학 창간 3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는 한국교회 예배를 톺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강연에 나선 안덕원 교수(횃불트리니티 신학대학원대학교 실천신학)는 한국교회 예배형태를 리서치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2년간 국내 50여 교회를 탐방한 경험을 공유했다. 이 탐방기는 '목회와 신학'에도 연재돼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안 교수는 한국교회 예배형태를 크게 네 가지로 분류했다. △교회의 선택에 따른 부분적 블렌디드(blended) △하나의 교회, 다양한 형식 △전통과 현대의 조화 △서구의 예전과 한국적 전통의 조우 등이다.
 
이는 '블렌디드'의 정도와 성향에 따라 구분한 것으로, 블렌디드 예배란 역사와 전통, 시대적 문화, 지역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예배를 일컫는다.
 
먼저 교회의 필요에 따라 몇 가지 요소를 선택해 예배 드리는 방식은 '역사적 예배'에 '현대적 예배 '형태를 가미한 것이다. 소망교회가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안 교수는 "소망교회의 예배 형식은 말씀을 강조하는 종교개혁의 전통 중에서도 칼뱅의 스트라스부르그(Strasbourg)와 제네바(Geneva)에서 사용했던 예전과 유사성을 갖고 있으면서 여기에 현대적 요소를 첨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망교회는 전형적인 사중구조에 칼뱅의 전통을 더하고 성가대가 예배를 적극적으로 돕는 방식을 선택했다"면서 "이는 절제와 긴장을 담은 예배 분위기에 음악적 요소를 더한 간접적인 수준의 블렌디드다. 우리나라 상당수 교회가 이런 형태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주일예배를 하나의 형식이 아닌 '다양한 형식'으로 드리는 방식은 한국교회의 보편화된 방식이다. 국수교회의 경우, 오전 예배는 세대 통합예배의 형식을 가진 비예전적 예배로 오후에는 칼뱅의 예전에 가까운 전통적인 예배로 드린다. 국수교회를 인상적인 사례로 꼽은 그는 "엄숙함과 역동성, 형식미와 유연성이 조화를 이룬 포용적인 예배"라고 평가했다.
 
그런가 하면 전통과 현대를 온전히 조화시킨 예배도 존재한다. 예능교회는 일찍부터 주일예배를 블렌디드 형식으로 드려왔다. 대 예배 때 전통적인 찬송가와 복음성가를 자연스레 섞어 사용한다. 예배의 내용과 어울리는 찬양을 선곡해, 찬양순서를 '준비 찬양'이 아닌 예배의 중요한 요소로 쓴다.

마지막 범주는 서구의 예전과 한국의 문화적 전통을 접목한 방식이다. 성공회주교좌성당이 이에 해당하는데, 정교한 고교회 전통과 국악의 사용 등 한국의 고유한 정서와 문화를 예배에 덧입혔다.     
 
이처럼 오늘날 예배는 다양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게 안 교수의 견해다. 그는 이 같은 예배의 다양성이 교회공동체에 '자율성'과 '창조성'을 부여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안 교수는 "예배의 본질적 요소에 충실하다면 형식과 요소는 얼마든지 다양성을 가질 수 있고 이러한 자율성과 창조성이야말로 개신교 예배의 정체성"이라며 "교회 공동체가 속한 환경에 가장 적합하면서도 창조적인 예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간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성숙한 예배의 형태가 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각의 교회에 걸맞은 예배형태를 고민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것을 제안했다. 
 
안 교수는 "무조건적인 모방과 답습은 창조성의 결여로 이어진다"며 "전통과 현대, 거룩과 친밀 등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창조적 예배 공동체를 추구한다면 무궁무진한 응용과 통합이 우리 앞에 활짝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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