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학교가 대순진리회 성주방면에 매각될 거란 의혹이 제기된 지 3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악화일로를 걷던 이 사태가 최근 수습 국면에 들어갔다. 안양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 강경림 위원장을 만나 그 동안 진행된 상황을 직접 들어봤다.
 
▲강경림 안양대학교 비상대책위원장이 데일리굿뉴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법인 측과 1차 협의…'20일' 시한부 두 가지 요구 제출
 
흔히 '도를 아십니까'라는 길거리 포교 단체로 알려진 대진성주회. 지난해 11월, 70년 역사의 안양대학교가 이 단체에 불법으로 매각될 거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교계에서 큰 논란이 일었다.
 
이후 교육부 청사와 국회 앞에서 매각 반대 시위를 이어가던 안양대 구성원들은 지난 1월 28일, 학내 조사진상위원회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뒤 학교법인 우일학원 측과 협의를 진행했다. 협의를 통해 2월 20일까지 상황을 매듭짓기로 결정했다.
 
비대위는 대진성주회 관련 인물인 법인이사 4명을 사퇴 시킬 것과 학교법인 운영권을 건전한 교계 관계자에게 인계할 것을 법인 측에 요구했다. 이후 법인 측 인사들은 협의 내용을 이사회에서 논의한 뒤 최종 결정 사항을 2월 20일까지 통보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학교법인 운영권의 경우 인수 의사를 밝힌 복수의 교계 관계자들이 추천됐고, 이사회 내부에서도 현재 학교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만큼, 긍정적인 답변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강경림 비대위원장은 "안양대학교 구성원들이 있는 한 학교가 대진성주회에 넘어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학교가 정상화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정적 상황 계속되면 강경 대응 이어나갈 것"
 
만약 2월 20일까지 답변이 돌아오지 않거나 법인 측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면 비대위는 계속해서 강경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학내 구성원들의 단합된 반대 목소리를 내는 한편 정부 당국과 정계 인사들과의 접촉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안양대 비대위는 그 동안 교육부 관계자를 만나 대진성주회 관련 인물들의 이사 승인을 미뤄달라고 요구 했고,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과 면담을 가지면서 여러 도움을 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해당 이사진은 아직까지 교육부의 최종 승인을 얻지 못한 상황이다.
 
안양대 신학대학 왕현호 학생회장은 "김광태 법인 이사장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학교 구성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거나 심지어 접촉을 해오지도 않았다. 재정적 어려움으로 해당 이사들을 선임했다고 말하는 건 스스로의 무능력함을 내보이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과 함께 선한 싸움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끝으로 "이번 사태가 안양대를 비롯한 국내 대학들에 교훈이 되길 바란다"며 "특히 사학 비리 근절을 위해 교육 당국이 더 적극적으로 관리-감독에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타 종교 매각 의혹이라는 매우 이례적인 사태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기독사학 안양대가 상황을 긍정적으로 정리해 나갈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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