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칼럼] 선교사가 본 '스카이 캐슬'

정용구 선교사 (총회 세계선교부(예장통합), 델리한인장로교회)

등록일:2019-02-24 1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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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구 선교사ⓒ데일리굿뉴스
최근 종영된 ‘스카이 캐슬’ 드라마의 열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상위 1% 가정의 자녀교육을 다룬 내용으로, 비지상파 방송 사상 23.7%라는 역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소위 상류층이라는 가정의 모순되고 이기적인 모습에 대학입시라는 주제가 시청률 상승의 원인이라고 한다.

드라마를 본 뒤, 이들과 아주 상반된 ‘선교사 자녀들의 교육’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선교지에서 만난 많은 선교사 자녀들과 가정이 생각이 났다. 고1 남자였던 한 아이가 너무 외로워서 ‘한국 친구’를 달라고 기도를 했었는데, 오지인 그곳에는 더 이상 한국인 가정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기도제목을 바꾸었다. “하나님, 그럼 개나 한 마리 주세요”라고 했다. 사람이 개와 대치된다고 하니 웃음이 나왔지만, 정말 한참 친구들이 필요할 나이에 외롭게 오지에서, 이방인으로 지내는 선교사 자녀의 마음을 알게 되니 마음이 아팠다.

필자의 막내도 현지 초등학교 4학년에 입학했다. 3,500명 중에 외국인은 자신 뿐이었다. 자기소개도 못하는 영어 실력이었는데, 현지어까지 해야 하고, 50도가 넘는 더위에 달구어진 에어컨이 없는 스쿨버스를 타고 다녔다. 중1이었던 큰 아이는 어려워진 진도와 언어에 대한 염려로 학생이 적을 것 같았던 신설학교를 택했는데, 막상 가보니 학생들이 없어서 7, 8학년 내내 반에서 혼자 공부했었다.

어떤 초등학생 자녀는 삼각 김밥을 먹는 모습을 보며 검은 종이를 먹는다고 놀리는 아이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현지학교에 적응을 못하고 학교를 그만두고 홈스쿨을 하거나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았다. 비즈니스 선교를 하시는 부모님의 가게를 돕고자 일하는 아이들과 학교 친구가 댕기모기에 물려 죽어서 어린 나이에 마음 아파했던 여고생. 단기선교팀과 짧은 정을 나누었지만 떠난 뒤에 외로움을 이기려고 세 시간 동안 울면서 풀룻을 불었던 중1 여학생. 최근에는 추방과 비자거부로 인해 어렵게 적응한 현지 학교를 그만두고 교과 과정도 맞지 않고 더 어색해진 한국 학교에 적응해야 하는 대입 준비생과 토플 만점을 받고도 현지에서 대학 입시 정보를 놓쳐 재수를 하는 고3 여학생, 대학 진학에 많은 정보가 필요한데 선교현장에서 일하시는 부모님의 사역을 방해하기 싫어서 느린 인터넷을 참아가며 대학 정보를 찾아 입시를 혼자 준비하는 아이들도 보았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 사람들이 만약 실재 존재해서 ‘선교사 자녀들의 교육 현장’을 보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를 생각해 본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가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열정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 사례를 모아 보았다. 그 중에 제일 마음에 다가 온 이야기는 옥스퍼드 대학에 입학을 하면 학생들은 1년 정도 휴학을 하면서 6개월 정도는 여행 경비를 모우고 자기가 방문할 가난하고 힘든 나라의 삶을 배운다. 그리고는 모은 돈으로 실제로 그 나라에 6개월 정도 가서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만난다. 그러고 나면 앞으로 자신이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할 지를 정하고 그때부터 정말 무섭게 공부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이야기를 적용해 보니, 선교지의 열악한 상황과 어려움을 어려서부터 접하고 그 문화에 어렵게 적응한 선교사 자녀들은 ‘스카이 캐슬 사람들’이 보지 못한 인생에서 정말 귀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보게 되고 그 일을 위해 학업에 전념한다. 선교사인 부모님 때문에 학비조달의 어려움도 있지만 그 가운데 ‘고난’을 친구로 삼아 정말 강한 아이로 자라가는 아이들을 본다.

몇몇 뜻이 있는 분들과 ‘선교사 자녀들의 진학, 취업 사례’등을 연구하고, 그들이 선교지나 제3세계, 한국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추적조사를 해보려고 한다. 어려서부터 선교지에서 많은 고생을 한 이들이 부모의 세대를 뛰어 넘어 다음세대의 리더십으로 다문화 경험과 현지어 구사 등과 같은 소중한 자원들과 실력이 합쳐져 부모의 세대보다 더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살고 있는 그 모습을 한국교회에 소개하고 싶다. 외교부 모임에서 정부 관계자들에게 이 선교사 자녀들이 민간 대사로 얼마나 영향력 있게 살고 있는지 지켜봐 달라고 했었다. 특별히 선교사 자녀들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준비시키시고 이들을 위해 어떻게 일하시고 계신지를 꼭 알리고 싶다. 너무나 귀한 우리의 영적 자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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