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국과 미국에서 유대인들을 혐오하고 차별하는 반유대주의 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지고 있다.
 
 ▲프랑스 파리 시민들은 최근 반유대주의에 항의하는 집회를 가졌다.(사진제공=연합뉴스) 

홀로코스트(유대인대학살) 반성에 앞장서온 독일과 나치 치하였던 동유럽에서 극우세력이 지지를 얻으면서 반유대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독일 정부는 지난해 반유대주의 커미셔너직을 신설했고 반유대주의 범죄를 기록하는 기관까지 만들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일 전날 “인종주의, 모든 종류의 반유대주의에 ‘무관용’으로 맞서는게 모든 사람들의 책무”라고 단언했다.
 
프랑스에서는 2018년 유대인 혐오범죄 신고 건수가 총 541건으로 한 해 전보다 무려 74% 급증했다.
 
지난 19일에는 프랑스 북동부 지역에 있는 한 유대인 공동묘지에서 80개 이상의 유대인 묘비가 나치문양과 낙서로 훼손된 사건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전역에서 수 만명이 모여 반유대주의를 규탄하는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영국 제1 진보정당인 노동당 의원 8명은 브렉시트에 대한 제러미 코빈 당수의 반유대주의 성향 등으로 인해 더는 노동당 소속으로 활동할 수 없다는 뜻을 나타내며 탈당했다. 코빈 당수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이스라엘 정부에 비판적인 인물로, 과거 반유대주의로 지적된 변화에 지지를 보내는 등의 행보로 비판을 받아왔다.
 
반유대 혐오 현상은 유럽을 넘어 미국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에 백인 우월주의자가 난입해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며 총을 난사해 11명이 숨졌다. 대학가에서는 나치즘을 지지하는 내용의 포스터도 등장했다.
 
유대인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이유는 유대인의 경제력이 유력하게 꼽힌다. CNN은 지난해 영국과 프랑스, 독일, 폴란드 등 유럽 7개국 7,000여 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28%는 “유대인들은 세계 경제,금융에 지나치게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답했다. 유럽 경제가 나날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유대인, 난민, 무슬림에 대한 혐오정서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외 △젊은 세대들의 홀로코스트에 대한 인식 부족 △국가주의와 극우세력의 홀로코스트 경시 △이스라엘의 이란 제재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된 것 등이 배경이다.
 
이와 관련 80여년 전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 홀로코스트를 처절히 반성하며 인권과 포용, 민주주의를 내세웠던 서구 사회가 역사의 망각과 퇴행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가디언과 BBC는 “600만 명을 학살한 홀로코스트를 기억하고 반성하는 세대가 사라지면서 반유대주의란 금기가 또 무너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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