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회의 공정한 승계 2

이기창 장로(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장로(전 호서대 교수))

등록일:2019-03-03 17: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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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창 장로(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장로) ⓒ데일리굿뉴스
친족승계에는 첨언할 수준 높은 고려요소가 하나 더 있다. 그리스도인은 아무리 옳은 일이라도 세상으로부터 비방이나 오해 소지가 있다면 세상이 비방할 여지를 주지 않도록(마 17:27), 또 모든 것이 가하더라도 덕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나 세상과 교회에 거치는 자가 되는 경우에는 비록 내 자유가 판단과 제재를 받더라도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지면 행하지 말아야 하는(고전 10:23~33, 14:32) 기독교 윤리강령이다. 따라서 설사 자격이 충분하더라도 친족승계는 피하는 게 더 좋다. 실례로 서울 강남의 화평교회와 강변교회, 성동의 성락성결교회, 홍성의 홍성성결교회, 부산의 수영로교회와 호산나교회는 모두 전임자의 아들이나 사위가 있고, 일부는 교인들이 원했음에도 친족승계를 마다하고 외부 인물에게 아름다운 승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므로 교회의 리더십을 교체하는 경우 성경적 방법은 사전에 중립적인 위원회를 구성해 해당 교회에 맞는 청빙 조건을 엄중히 정하고, 후보를 자천 또는 타천 방식으로 공개모집하고, 검증과정을 통해 반드시 2명 이상의 복수 후보자를 추린 다음, 일정기간 교회 전체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위해 기도하고, 교회 규모에 따라 당회원 투표-공동의회 인준 표결(작은 교회의 경우 공동의회 직접선출)을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교회의 후임자는 선임자가 임명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선발하신다는 관념을 갖는 것이다. 선임자는 후임 선발 과정에서 공정한 선거관리자 역할만 하거나, 바람직하기는 선발 기간 동안 그 교회와 스스로 지리적으로 격리하고 교회와 일체의 소통이나 영향력 행사가 없어야 한다. 또 처음부터 목사의 '위임'을 금지하고 최소한 한 차례는 교인들의 재신임을 받아 2~3년 후에 위임하도록 정교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교단이나 개교회에서는 이러한 성경적인 정교한 규정을 제정해서 시행해야 한다.
 
존경했던 세 원로목사님들이 떠오른다. C 교회에서는 인간적 정리로 아들에게 승계시켰다가 공개적 후회를 하였고, S 교회에서는 검증 절차 없이 단독식견으로 새 인물을 청빙했지만 인품, 공동체 지향가치 및 선호문화가 달라 큰 갈등 속에 휩싸여 있으며, D 교회에서는 선임자가 추천해 청빙한 인물의 사상이 교단에서 이단으로 판정되어 교회가 분열되었다. 이분들 모두 신령하신 분들로 교회의 장래를 염려해 단독권위로 심사숙고해 단일후보로 추천해 위임한 경우다. 인간이 어찌 완전한 결정을 할 수 있으며 사람의 속 인품을 알 수 있단 말인가. 한 사람의 후보만 내고 가부투표를 하는 방식은 분명히 사도행전의 원칙에 어긋나 비성경적이고, 사실은 공산 독재방식이다. 카리스마 리더십의 독단은 일사불란 해 효율적이지만 위험요소가 내재되어 있다.
 
필자가 직접 목격한 한 대형교회의 모범적인 사례를 들고자 한다. 창립해 위상이 큰 교회로 성장시킨 전임자는 카리스마 리더십을 가지신 분이었지만, 기도를 많이 하시고 하나님의 음성과 성령의 인도하심을 매우 엄중하게 여기셨다. 물론 개인적으로 제자 중 한, 두 분 마음에 두신 듯 보였지만 누구도 지명을 하지 않았고, 주위여론을 파악해 7명의 후보군을 정한 뒤에는 일체 어떤 언사나 행동이 없으셨다. 개인적 바람은 있었겠지만 최종결정은 하나님과 성령께서 하시도록 완전히 맡기신 것이다. 하나님의 행하시는 일이 인간의 생각으로 방해받지 않게 하시려는 철두철미, 단호함에 존경심이 더 갔다.
 
당회원의 선거는 투표용지, 투표인 명부로부터 투표함, 기표소, 개표소, 계수 요원, 개표감시위원 등 가히 국가에서 대통령선거 하는 것 이상으로 철저히 진행되었다. 1차 투표로 3명의 후보로 압축되었고, 소리 없는 공정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 '담임목사 서리'가 성공적으로 선출되었다. 이 결과를 놓고 천명 가깝던 당회원 대부분이 하나같이 "정말 하나님께서 세우셨다"고 공감했다. 그 후 약 2년간 담임서리로서의 시무를 잘 마치자, 공동의회의 투표로 정식 위임목사로 인준되었다.
 
교회를 향해 늘 비판의 날을 세웠던 A 언론사는 이 교회의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승계 과정을 세계 최고 글로벌 기업인 GE의 잭 웰치 회장이 이멜트에게 회장직을 성공적으로 인계한 것과 비교하며 성공 요인을 심층, 분석했다. 이때는 대기업의 친족세습이 문제 되던 때였다. 이 '아름다운 승계' 사례는 한국교회 최초의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승계모델이 탄생하고, 교회가 세상에서 극찬을 받았던 2006년의 일이었다. 그러나 12년이 지난 지금 한국교회는 세상으로부터 극찬 대신 극한 비난 속에 빠져있다.
 
지금까지도 S 대형교회의 리더십은 지루하고 끝없는 송사로 도마 위에 얹혀있다. 절차적, 도덕적으로 사회의 비판받을 정도의 물의가 일어났다면 깨끗하게 물러나 교회가 사회의 지탄을 받지 않게 하는 게 목자의 모습이다. 그게 아무리 고액연봉으로 평생 보장이 되는 '매혹적인 자리'일지라도. 교회 스스로가 정한 교단 헌법을 제대로 못 지켜 생긴 분쟁을 법원이 판결한 것에 대하여 국가가 종교에 간섭한다고 반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법원이 민법이나 다른 어떤 사회법으로 판결한 게 아니고 교회가 자체적으로 제정한 법절차를 따랐는지를 판단한 것이기 때문이다. 교회도 정해 놓은 절차를 교회법이건 사회법이건 제대로 지켜야 한다.
 
다시금 얼마 전 지구촌교회의 담임목사님이 대형교회의 그 '안락한' 자리를 버리고 '험난한' 아프리카 선교사로 떠났다는 무척이나 신선하고 놀라운 소식이 귓가에 메아리쳐 들려온다. 그래도 한국교회에 그런 분이 아직 계신다! 대교회라고 카리스마 지도력을 휘둘러선 안 된다. 카리스마 리더십은 하나님의 음성에 전적으로 귀를 기울이는 하나님의 사람, 기도의 사람, 자신에게 냉철한 지도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속히 한국교회의 승계 문제가 성경적으로 정착되어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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