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들과 동고동락…"생명 살리는 일이잖아요"

최상경(cs_kyoung@goodtv.co.kr)

등록일:2019-03-08 17: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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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테두리에서 밀려난 채 부모가 된다는 부담을 안고 불안하게 서있는 미혼모가 우리 곁엔 생각 외로 많다. 이들은 아이를 낳는 것부터 출생신고, 주거마련, 생계까지 녹록지 않은 현실에 부딪혀 쓰러지곤 한다. 이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상 가운데 일어날 수 있도록 자립을 돕는 부부가 있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인생의 동반자가 돼 '온정의 손길'을 건네고 있는 러브더월드(Lovethe World) 박대원 대표·서지형 이사 부부가 그 주인공들이다.
 
 ▲8일 경기도 수원 러브더월드 사무실에서 박대원 대표와 서지형 이사 부부를 만나 사역이야기를 들어봤다.ⓒ데일리굿뉴스

복지 사각지대 미혼모 600가정 지원
 
"오늘 같이 살던 미혼모 한 분이 원룸으로 이사 가는 날이에요. 드디어 머물 수 있는 거처를 얻었거든요. 미혼모들이 산다고 하면 주인들이 색안경을 끼고 꺼려하는 경우가 많죠. 아이가 울어 대기라도 하면 나가라는 말까지 듣는 예도 있었어요."
 
8일 경기도 수원 러브더월드 사무실은 이사 준비로 분주해 보였다. "침대 챙겼어요?", "이따 세시쯤 가서 들여다 봐야 할 것 같은데…" 오가는 대화 속에 짐작을 가능케 했다. 러브더월드 박대원 대표·서지형 이사 부부는 그야말로 미혼모들의 자립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미혼모들의 출산예정일이 다가오면 함께 병원에서 대기도 하고, 출산 후엔 미역국을 손수 끓여주는 등 산후조리까지 나선다. 한때는 자가집에서 같이 산 미혼모들이 10명을 넘길 때도 있었다. 자신들의 방을 미혼모들에게 내어준 것이다. 이 같이 미혼모들과 부대끼다 보니 부부의 사역이 자연스레 밖으로 알려지게 됐다. 박 대표는 "어떻게 알고 연락을 주셨는지 인연들이 닿아 현재는 미혼모 640여 명과 꾸준히 교제하며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가 돕는 이들은 여러 사유 때문에 복지 사각지대로 밀려난 미혼모·미혼부가 대부분이다. 거주지가 없어 출생신고가 불가능하거나 조건 불충족으로 정부지원에 기댈 수 없는 형편들이 많다. 2015년 러브더월드를 설립한 이래, 부부는 이런 그들에게 거주지·물품 지원 등과 정서적인 케어까지 모두 제공해 주고 있다.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여전해요. 그런데 옆에서 찬찬히 들여다보면 마음에 묵직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지요. 이들은 어찌됐던 한 생명을 지키고 있습니다. 당장 갈 곳이 없거나 사회적 관계망이 단절된 절망적 상황 가운데서도 말이죠. 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먼저 건네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변화가 나타나요."
 
지금처럼 미혼모를 섬기게 되기까지 당초 계획에 따른 일은 하나도 없었다. 서 이사는 "우리 부부는 70세까지 인생 설계가 돼 있을 정도로 계획적인 삶을 추구했다"며 "이 사역을 하면서 계획이란 게 모두 무너져 버렸다. 하나님이 이끌어 주신 대로 오게 됐다"고 고백했다.
 
결혼 16년 차인 부부는 캠퍼스 커플이었다. 결혼 후의 삶을 계획하던 당시 이들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얘길 들었다. 교제하던 중 서 이사가 난소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고민 끝에 서 이사는 먼저 이별을 고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서로의 곁을 지켰고 결혼까지 이르게 됐다. 박 대표는 "저희 부부에겐 11년간 아이가 없었다. 목회자로 섬기는 중 입양을 위해 여러 기관을 찾았지만 거절 당했다"면서 "그렇게 기관을 전전하면서 자연스레 미혼모들의 삶을 보게 됐고, 이들이 계속 뇌리에 남아 시작한 일들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지금은 기적적으로 두 아이를 입양해 행복한 가정도 꾸렸다. 이들 부부는 새 삶을 얻은 만큼 이 삶을 귀중히 여기며 '생명을 살리는 일'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최대한 많은 미혼모들을 도우면서 이들에게 '하나님의 참 사랑'을 알려주는 것이 부부의 최종 꿈이다.
 
"하나님께서는 '고아와 과부'를 외면치 않으시고 사랑으로 품으셨습니다. 하나님이 택한 백성으로서 그 사랑을 입은 우리는 이웃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흘러 보내야 합니다. 저희 부부는 결코 특별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저 저희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며 함께 하는 삶을 배우면서 더불어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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