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의 '사회적 책임' 요구돼
"선한 크리스천이 바른 민주시민이 되고 그들을 통해 선한 사회를 이끌 수 있습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된다는 건 세상과 구별된다는 것 뿐만 아니라, 사회 속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을 섬기며 좋은 이웃으로 살아가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목회사회학연구소와 굿미션네트워크가 20일 도림감리교회에서 개최한 '세상을 사는 그리스도인' 교재 세미나에서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이 거듭 강조됐다.
목회사회학연구소 조성돈 소장은 "한국교회가 성장의 신화에 갇혀 세상을 외면했다"면서 "교회는 자신만을 위한 존재가 아니다. 교회의 목적은 세상을 밝히기 위함이며, 항상 세상에 대한 책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사회문제는 교회와도 무관하지 않다. 동성애 이슈를 비롯, 예멘난민, 대체복무제 등은 사회를 넘어 한국교회의 입장에 이목이 쏠린 사안이었다.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사회 현상을 들여다보고 올바른 제언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조 교수는 "교회는 이 사회를 떠나 살 수 없다. 한국교회는 사회 곳곳에서 사람들의 생각과 부닥치고 있다"면서 "교회 차원에서 교인들이 시대가 요구하는 바른 민주시민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일이 필요하다. 교회는 사회참여의 통로가 될 수 있도록 봉사단체나 시민사회 단체들과 연계하며 사랑·정의·평화 등의 가치를 세상 가운데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개인 신앙생활에 치중, 사회적 시각 필요
그러나 오늘날 교회들은 사회와 소통함에 있어 미흡하기만 한 실정이다. 대부분의 신앙생활은 개인 경건이나 교회 내 활동에만 초점을 두고 있고, 기독교 시민으로서의 소양과 자질을 학습하는 데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독실한 그리스도인들은 교회 일에 매여서 교회 밖의 일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면서 "신앙생활은 교회 안에서의 생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과 직업 활동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사회이슈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다양한 논의에 임해야 한다는 게 정 교수의 견해다. 이날 세미나의 주요 골자가 된 신앙훈련교재 '세상을 사는 그리스도인'에도 그리스도인들이 논의해야 할 사회 이슈들이 다양하게 다뤄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다문화-정의와 사랑 △정치-공동선과 참여 △경제-포용과 기회 △생태-창조와 질서 △공동체의 삶-시민정치 △생명과 위로-자살 △소명과 책임-직업 등이다.
이러한 이슈들은 단순한 토론만으로 답을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모임을 이끄는 지도자의 역할과 책임이 상당히 중요함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교회공동체 안에서 사회 현상을 들여다보고 토론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관한 정립이 가능해 진다. 지도자는 혼자서 이끌거나 해답을 주는 것이 아닌, 함께 토론하고 참여케 하는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