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지구촌의 허파'인 아마존 열대우림이 위험에 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이 수입하던 미국산 대두(메주콩)가 고율 관세의 직격탄을 맞아 브라질산으로 고스란히 대체되며 빚어진 우려다. 때마침 브라질에서는 원시림 개발을 공약으로 내건 정권이 출범해 아마존의 황폐화 위험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브라질 열대우림 아마존을 파괴해 만든 수출용 콩밭.(사진제공=연합뉴스)

中, 브라질 콩으로 미국산 대체…아마존 개간 우려
  
리처드 퓨크스를 비롯한 독일, 영국 연구진은 31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한 보고서 '미중 무역전쟁이 아마존에 재앙을 부르는 이유'를 통해 미중 무역전쟁이 초래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미국은 작년부터 중국과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중국은 미국에서 수입하는 대두에 25% 관세를 물린 뒤 바로 브라질로 눈을 돌렸다. 작년 말 현재 브라질산 대두는 중국 전체 대두 수입량의 75%를 차지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보고서는 중국에서 감소한 미국산 대두의 수입량을 브라질산이 고스란히 대체한 셈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변화는 아마존 보존론자들에게는 매우 불길한 조짐으로 해석된다. 대두 수출량이 늘어나면서 경작지를 마련하기 위한 삼림파괴가 기승을 부린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구진의 분석 결과, 중국의 대두 부족분 전체를 브라질이 공급할 경우 브라질에 1천290만㏊의 추가 경작지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들은 “중국이 대두 부족분을 자체적으로 메우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시나리오”라며 “미국과 중국이 아마존에 끼칠 무역전쟁의 악영향을 인정하고 대두 관세를 철회해야 한다. 특히 중국은 브라질 외에도 대두 수입국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막바지 협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협상의제 가운데는 아마존에 변수가 될 일부 관세의 철회나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확대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지만 합의가 언제 도출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뿐 아니라 브라질 정부가 원시림 개발 정책을 펴고 있어 아마존 파괴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신임 대통령은 지역경제 활성화, 투자유치, 고용촉진을 위해 아마존 개발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그는 이미 올해 1월 아마존 원주민들이 토지에 대해 보유한 권한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또한 아마존 우림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를 비롯해 다리, 수력발전소를 건립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보고서는 “무역전쟁이 아니더라도 아마존 훼손 위험은 점점 커질 것”이라며 “아마존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뿜어 기후변화를 막는 '지구의 허파'뿐 아니라 세계 생물 다양성의 보물창고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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