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결혼식 주례자가 신랑신부에게 백년해로를 축복하면서 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은 이제 현실과는 거리가 먼 말이 되고 있다.
 
 ▲지난해 황혼 이혼이 급증하면서 이혼 건수가 4년 만에 반등했다. ⓒ데일리굿뉴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갈수록 황혼 이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황혼 이혼이 급증하면서 이혼 건수가 4년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혼 부부 절반 이상은 동거기간 20년 이상 부부 즉 ‘황혼 이혼’과 4년 이하 신혼부부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8년 혼인·이혼 통계’자료의 경우 지난해 이혼 건수는 10만 8,700건으로 전년보다 2.5%(2,700건) 증가했다. 특히 작년의 이혼 통계치는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감소 통계에서 반등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통계청 김진 인구동향과장은 "최근 결혼 자체가 줄면서 이혼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작년 동거 기간 20년 이상 이혼이 9.7%, 특히 30년 이상은 17.3%나 증가하는 등 황혼 이혼이 크게 늘어난 것이 이혼 건수를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황혼 이혼이 늘어나는 이유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만큼 인구 구조가 고령화에다 기대 수명이 늘어나는 것 때문으로, 유교주의적 사고에 따라 자녀를 독립시킨 후로 이혼을 미루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를 뜻하는 조이혼율은 2.1건으로 1997년(2.0건)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꾸준히 증가하던 조이혼율은 2003년 3.4건을 정점으로 감소로 전환, 2015년부터 2.1건을 유지하고 있다.

유배우(결혼한 사람)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를 뜻하는 유배우 이혼율은 4.5건으로 전년보다 0.1건 증가했다.

이혼한 부부의 평균 혼인 지속기간은 15.6년으로 전년보다 0.6년, 2008년보다는 2.8년 늘었다.

혼인 지속기간이 길어진 이유 역시 황혼 이혼이 많기 때문이다. 작년 혼인 지속기간 20년 이상 이혼은 전체 이혼 중 33.4%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높았다. 혼인 지속기간 30년 이상 이혼도 전체 이혼의 12.5%를 차지했다.

'신혼 이혼'으로 분류할 수 있는 4년 이하 이혼도 21.4%를 차지했다. 20년 이상과 4년 이하 이혼이 전체 이혼의 54.8%를 차지한 셈이다.

작년 평균 이혼연령은 남성 48.3세, 여성 44.8세다. 각각 전년보다 0.7세씩 올랐다.

연령별 남성 이혼 구성비는 45∼49세(18.1%), 50∼54세(15.2%), 40∼44세(14.8%) 순이었다. 여성 이혼은 45∼49세(17.6%), 40∼44세·35∼39세(15.8%) 등에서 많았다.

작년 협의 이혼은 전체 이혼의 78.8%로 전년보다 0.5%포인트 증가했다. 나머지는 재판 이혼이었다.

이혼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9위, 아시아국가 중 1위인 우리나라는 이혼에 대한 가치관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이혼 전문 변호사에 의하면 “요즘은 외도나 폭행 등의 사유보다 성격 차이와 입장 차이, 소통 부재 등의 원인으로 이혼에 이르는 경우가 다수”라고 한다.

한편 다문화사회가 조성된 현재 국내의 전체 이혼 중 외국인과의 이혼 구성비는 6.6%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줄었다.

세부적으로 아내가 외국인인 경우에 국적은 중국(44.0%), 베트남(30.3%), 필리핀(5.0%) 순이었다. 남편이 외국인인 경우 국적은 중국(41.5%), 일본(24.9%), 미국(11.6%) 순으로 나타났다.

조이혼율은 인천·제주(2.4건)가 높았고 세종(1.6건), 대구·서울(1.8건)이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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