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6일(토) 시에라리온 벵가지교회 설립예배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드려졌다.ⓒ데일리굿뉴스

아직은 건기여야 되는데
 
보통 5월에 시작하는 우기까지는 한 달 정도 남아 있다고 생각했는데 3월 말 벌써 우기가 시작되는 것 같다. 우기가 빨라지면 이 지역의 주요 일거리인 다이아몬드 광산에 물이 불어나 더 일을 진행할 수 없게 된다. 끝을 보지 못하고 작업을 중단해야 하는 광산주의 가슴앓이도 있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인부들도 일을 잃게 된다.
 
찬송가 보급을 위하여
 
시에라리온 교회에서 부르는 찬양곡이 지극히 제한적이다. 우리가 쓰는 찬송가에서 90여곡을 뽑아 임시로 만든 찬송가로 보급해왔다. 이번에 지교회를 설립하게 되고, 우리 CEM 교회에도 더 많은 찬송가를 가르치기 위해 증보판 찬송가를 만들기로 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한영 찬송가 중에서 약 200여 곡을 선별 스캔하여 영어 찬송가로 편집했다. 찬송가를 프린트하여 제단하고 제본까지 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1차분 50부를 완성하여 새로 설립하는 벵가지교회에 선물해 줬다. 그리고 2차분 50부를 다시 프린트하여 작업에 들어갔다.
 
벵가지교회 설립 예배
 
지난 1월 지교회 설립을 상의하기 위해 파송교회 담임 목사님께 연락하고 노회 목사님들이 오셔서 예식을 진행해 주시기를 바라는 보고를 드렸다. 하나님께서 곧바로 일하시며 진행해 주셨다. 노회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노회장님과 저의 파송교회 목사님이 직접 오시기로 결정됐다.

지구의 반대편이라는 먼 거리, 주일날 교회를 비워야 가능한 곳, 비용 부담이 어려운 교회 사정, 암 수술 후 회복 중인 담임목사님의 건강 등 부정적이었던 모든 상황이 바꼈다. 노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교회 성도들이 목사님을 응원하여 푸짐한 선물보따리까지 짊어지고 먼 길을 왕림해 주셨다. 벵가지교회 설립예배는 정식적인 노회 행사로 거행됐다.
 
3월 16일(토) 벵가지교회 설립예배가 시작됐다. 벵가지교회에서는 기쁨으로 예식을 준비했고, CEM교회 교우들도 귀한 자리에 함께 했다. 한국에서 직접 오신 노회장 김길성 목사님의 교회 설립이 공포되고, 노회에서 정식으로 준비한 목회자 임명장도 수여했다. 노회와 CEM선교센터에서 준비한 선물 증여, 파송교회 담임 김상학 목사님의 축사, CEM초등학교 이사장 이평순 선교사의 축사에 이어 시에라리온에서 큰 교단에 속하는 프리가스펠 교단 총회장의 축사도 설립예배를 더욱 빛나게 했다. 예식이 끝 염소 두 마리를 잡아 푸짐하게 준비한 잔치 음식은 참여한 모든 이들을 더욱 기쁘게 했습니다.
 
우물 공사 시작
 
2018년 초 신생중앙교회(김연희 목사)의 지원으로 우물 공사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우기가 시작되어 시기를 놓쳐 1년 뒤로 공사를 미뤘다. 시에라리온에서는 모양만 우물인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NGO 등 외부 지원 단체로부터 우물 공사비를 받아 시기를 따지지 않고 공사를 시작한 우물이다. 그러나 우기 직후에 판 우물은 건기가 되면 물이 말라 나오지 않기 때문에 모양만 우물인 상태가 된다.
 
2019년이 시작되고 건기가 한창 진행 중인 때를 기다려 우물 공사 업자를 물색하고 우리의 조건(물이 나오는 곳에서부터 5m)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우물을 파 내려가기 시작하고 물이 나오는 곳까지는 어렵지 않게 도달했다. 이제는 우기가 시작된다 해도 큰 문제가 없다.
 
계속되는 담장 공사
 

지난달에 담장 공사를 절만 정도 마치고 남아 있는 절반을 계속 공사하기 위해 터파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마을 추장이 계획에 없는 계획도로를 내야 한다며 경계선을 트집 잡고 공사를 지연시켰다. 자기가 서명한 도면을 보여주며 계획에 없는 계획도로가 갑자기 왜 생겼느냐고 했지만 막무가내였다.
 
상황을 살펴보니 수암(늪지)의 가장자리로 되어 있는 경계 지역에서 다이아몬드 채취를 위한 광산을 하고자 하는 욕심이 생긴 것이다. 일단은 공사를 중단하고 왕 추장에게 상황을 알렸다. 왕 추장 측에서 우리의 프로젝트 진행에는 아무도 간섭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 받았다. 다른 쪽부터 공사 진행은 계속 하고 있으나 시비가 된 지역을 공사 할 때 마을 추장이 가만히 있을지 모르겠다.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기 전에 담장공사를 끝냈으면 좋겠다.
 
학교 교무실에 도둑
 
또 도둑이 들었다. 플라스틱 의자 6개와 교사 연습용으로 쓰던 컴퓨터가 없어졌다. 그냥 덮으려고 했으나 없어졌던 자물쇠가 화단에서 발견되고 그 자물쇠를 발견한 사람들이 그것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결국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의심자가 주목되었습니다.
 
일은 점점 확대되어 학교 교직원뿐 아니라 교회 성도들까지 알게 되고 의심자가 한 사람으로 좁혀졌다. 아니 경찰 조사 전부터 그 사람을 도둑이라고 단정 짓고 있었다.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낙인이 찍혀 있었다.
 
도둑 이전에 이런 사람을 교회 일꾼으로 함께 할 수 없고, 학교 동료들도 같은 상황에서 의심이 풀리지 않는 한 함께할 수 없어 교회도 학교도 모든 업무를 중단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믿어주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모든 의심이 풀리거나 도둑이 잡히면 모든 오해가 풀리고 다시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기도제목
 

주님의 이름으로 교회가 설립되는 은혜롭고 기쁜 3월의 소식과 함께 우기의 시작을 알리며 세상이 목말라 하는 시기에 단비가 자연을 촉촉이 적셔주고 있다. 생명의 단비처럼 이 땅에도 은혜의 단비가 내려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충만하길 기도한다.
 
시에라리온에 주님이 세워주신 CEM 미션을 축복하시고 저희가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지켜주시길 기도한다. 아직도 감당할 많은 일들이 있기에 주님이 이곳에 작은 선교사들을 보내주셨기에 주님의 뜻대로 아름답게 사용되길 소망한다. 단비와 은혜와 우기의 빗줄기 속에서도 주님의 세밀한 소리에 민감히 반응하여 주의 뜻을 이룰 수 있게 해 주시길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린다.
 
 ▲시에라리온 현지 교회 모습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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