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말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행보가 주목받아 왔다.

지난 9일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가진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긴장된 정세'에 대처하기 위해 자력갱생 등을 바탕으로 새 전략노선을 관철하라”고 주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이 10일 조선중앙TV에 공개됐다.(사진출처=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4월 10일 김 위원장이 전날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확대회의를 지도했다고 보도하며 "정치국은 조성된 혁명정세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투쟁방향과 방도들을 토의결정하기 위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10일에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는 4월 11일에 개최되는 최고인민회의 14기 첫 대의원 회의를 이틀 앞두고 열렸다.

김 위원장은 회의석상에서 "긴장된 정세에 대처하여 간부들이 혁명과 건설에 대한 주인다운 태도를 가지고 고도의 책임성과 창발성,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혁명 정신을 높이 발휘하여 우리 당의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철저히 관철하라"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김 위원장이) 모든 사업을 책임적으로, 적극적으로, 창조적으로 조직 전개해나가며 혁명발전의 요구에 맞게 자기의 기능과 역할을 백방으로 높여 당 사업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켜나갈 데 대하여 언급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간부들 속에서 만성적인 형식주의, 요령주의, 주관주의, 보신주의, 패배주의와 당세도, 관료주의를 비롯한 온갖 부정적 현상들도 철저히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해 작년 말부터 해오고 있는 '부패와 전쟁'을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특히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김 위원장은 아나운서가 해당 내용을 전하는 대목에서 다소 흥분하고 찌푸린 표정으로 손가락으로 하나씩 꼽아가며 간부들에게 '관료주의 타파'를 강조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3분가량 되는 전체 영상에서도 김 위원장은 내내 굳은 표정으로 여러 가지 손동작을 써가며 설명했고, 김 위원장이 왼 주먹을 '불끈' 쥐고 발언하는 사진도 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됐다.

한편 정치국 확대회의에 이어 열리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북한이 '포스트 하노이' 관련 대외메시지를 밝힐지 주목된다.

특히 북한이 오는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노동당과 최고인민회의의 회의를 잇달아 개최하는 셈이어서 주목된다.

김 위원장이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긴장된 정세'를 언급하면서도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전원회의에서는 북미협상을 통한 제재 완화에 실패한 이후 경제난 타개 방안 등 북한의 대내정책 기조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새로운 길'을 언급하며 대미 압박 수위를 높였지만, 이번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는 대미 비난 발언이나 핵 관련 언급은 전혀 없었다.

한편 노동당의 사령탑인 당 정치국이 주최하는 회의는 크게 '노동당 정치국회의'와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등 2가지 형식이 있다.

김정은 체제 들어 열린 당 정치국 확대회의는 이번이 네 번째며, 2015년 2월 이후 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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