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우상의 땅이라 불리는 일본에서 10년 동안 복음의 꽃을 피운 선교사가 있다. 바로 강근배 은퇴 선교사다. 강 선교사를 만나 바람직한 일본 선교를 위한 조언을 직접 들어봤다.
 
  ▲25일 서울 마포구 글로벌비전교회에서 <상한 갈대가 꺾이기 전에> 책 간담회가 열렸다.ⓒ데일리굿뉴스

시니어 선교사의 10년 간 일본 선교 이야기

강 선교사는 뒤늦게 목회와 선교사역에 몸 담은 시니어선교사다. 그는 56세 때 일본 선교에 대한 열망을 품고, 국내에서 4년간 준비 끝에 2007년 할렐루야교회에서 일본선교사로 파송 받아 서일본루터교단의 협력선교사로 10년간 활동했다.
 
10년이라는 일본 선교 기간 처음 5년간은 일본 지역을 순회하며 주일설교와 한국어 교육을 했다. 이후 4년간은 히메지히가시교회에서 협력 담임목회 사역을 했다. 마지막 1년은 교토에 하토고베 개척교회에서 협력목사로 활동했다.
 
특히 그는 담임목회 사역을 하며 교회 내 양적 부흥을 경험했다. 히메지히가시교회 경우 목회 당시 17명이었던 성도수가 32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눈에 띄는 증가수는 아니지만 일본 내 기독교 복음화율을 감안하면 강 선교사에게 이는 큰 감사조건이다.
 
그는 지난해 71세 나이로 귀국했고 목사직에서도 은퇴했다. 현재 평신도로서 교회를 섬기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의 일본 선교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책<상한 갈대가 꺾이기 전에>가 바로 그것. 강근배 선교사의 일본선교 스토리는 책 <상한 갈대가 꺾이기 전에>를 통해 일본선교 현장과 그의 사역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다음은 강 선교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일본에 한인 선교사로 파송된 당시, 적응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
A. 처음 일본을 찾았을 때 한류 붐이 한창이었다. 그래서인지 일본인들은 한국사람인 내게 관심을 가져 줬기에 적응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먼저 다가오는 일본인들도 있었다.
또 목회의 길에 접어들기 전까지 일본회사와 연계된 건설회사에서 일했다. 특히 해외 건설현장에서 일본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경험이 선교 활동에서 일본인들을 이해하고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됐다.
 
Q. 일본 선교를 위해 반드시 이해해야 할 일본인들의 특성이 있다면?
A. 일본인들은 호의를 보이면 감격하고 절대로 기분을 상하게 하면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관계에 있어서 정중하게 예의를 갖춰 교제를 트는 것이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전도의 첫걸음이다. 일본인들은 상대방이 배려 없이 자기 주장만 내세우면 아무리 당연한 권리일지라도 전혀 들으려 하지 않는다. 때문에 개인 소개 또는 자연스러운 계기와 더불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선물로 마음을 표현하고, 집으로 초청하면 감격하는 일본인들의 특성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Q. 일본어로 설교를 했다. 일본어 설교 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A. 일본인 성도들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설교 시 부드러운 표현만을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죄, 심판, 지옥, 원수, 악마 등의 단어들은 같은 의미를 지닌 부드러운 단어로 바꿔 써야 한다. 나는 설교문을 작성하고 그 설교문을 읽는 방식으로 설교했다. 표준어에 맞게 설교문을 미리 작성하고 또박또박 말함으로써 성도들로부터 이해하기 쉽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일본인 목사라 해도 출신지에 따라 사투리를 쓰거나, 개인별 말투가 다양해 설교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일본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자세히 설명해 주는 것을 좋아한다. 복잡한 설명보다는 요점만 말해주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과는 상반된다. 따라서 신학적 용어 사용 대신, 일상적이고 쉬운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쉽게 예수님을 전하는 설교를 권한다.
 
Q. 일본어는 어떻게 익혔는가
A. 돈을 들여서 일본어 공부를 해 본 적은 없다. 일본어 성경을 매일 읽었다. 또 일본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조금씩 언어를 습득해 나갔다. 일본 현지인들이 보기에도 이처럼 단기간에 일본어를 익힌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Q. 일본인들에게 효과적이었던 사역 활동은?
A. 한글교실, 교회에서 여는 콘서트, 동요 부르기 등이다. 주중에는 한글교실을 열어 주부를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쳤다. 실제로 한국어를 배운 일본인이 회심해 예수 그리스도를 믿은 사례도 있다.
일본인들은 라이브음악 듣는 기회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좋아한다. 자신들을 위해 누군가가 음악을 들려주는 것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교회 내 찬양 콘서트를 열면 일본인들이 많이 찾아온다.
또, 일본인들은 자신이 어릴 적 불렀던 동요를 그리워 한다. 이를 반영해 교회에서 전도집회를 열 때 계절에 따라 다같이 '동요 부르기' 시간을 가지면 일본인들이 정말 좋아한다.
 
 ▲<상한 갈대가 꺾이기 전에>

Q. 일본 현지 내 기독교 규모는 어떠한가.
A. 일본의 교회 수가 많이 줄어들고 고령화 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일본의 개신교는 7,000개 정도 되는데 평균적으로 세례받는 성도 수는 교회당 1명 꼴이다.
일본에서는 목사들조차 '전도'라는 말을 사용하기 꺼려한다. '전도하자'고 말하면 성도들이 교회를 떠날까봐 말을 못하는 것이다.
이번에 낸 책 이름이 <상한 갈대가 꺾이기 전에>인 이유도 일본의 교회들이 꺾여 넘어지기 전에 주님이 일으켜 세우고 부흥의 은혜를 내려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것이다.  
 
Q. 일본 선교를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A.
반드시 철저한 준비를 미리 하고 선교를 나가야 한다. 일본의 경우 실력이 없는 사람은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국내에서 신학공부를 하고 나갈 것을 권한다.
교회적인 기반을 마련하고 선교할 것을 추천한다. 나 역시 국내 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응원이 있었기에 선교의 길이 열린 것이지 스스로 개척하려 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선교에 대한 뜻이 있다면 하나님에게 먼저 구하고 당장 실현이 안되더라도 하나님이 들어주실 것을 믿고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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