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하나님 나라 목회란?

정재영(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종교사회학)

등록일:2019-05-03 21: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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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해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맨 처음으로 선포하신 것은 하나님 나라였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보내심을 받았으며, 마지막으로 부탁하신 사명도 하나님 나라의 약속이었다. 따라서 하나님 나라는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할 뿐만 아니라 목회에서도 근간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정재영 교수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하나님 나라의 의미는 많은 혼란을 가져다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하나님 나라를 죽은 이후에 가는 지옥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이해를 한다. 때로는 하나님 나라를 상징적인 의미나 정치적인 개념으로만 이해하기도 한다. 따라서 바른 신앙생활을 하고 바른 목회를 하기 위해서는 하나님 나라를 바로 이해하는 것이 필수이다.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주권적이고 왕권적인 통치이며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구원역사이다. 하나님 나라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성취하시고 기대하실 역사적 실재인 것이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가 당신 안에서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것을 확신하면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다. 그리고 교회는 이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위해서 부름 받은 공동체이다. 따라서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구원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 이 땅에서 하나님의 통치와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진실한 회개와 복음의 능력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세계와 피조물들의 회복을 위해 실천해야 한다. 교회는 단순히 제도나 조직, 건물이나 외적 성장과 같은 개교회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서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통치를 의지해야 한다. 개인의 신앙뿐만 아니라 모든 믿는 이들의 삶과 지역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세상에 보냄 받은 공동체로서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나님 나라에 대한 목회자 의식

이렇게 중요한 것이 하나님 나라이지만 실제 교회에서 하나님 나라라는 단어조차도 접하기는 쉽지 않다. 양육 교재나 설교에서도 하나님 나라가 직접 언급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또한 하나님 나라를 말하더라도 서로 다른 의미에서 말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실시한 하나님나라 목회에 대한 인식조사는 목회 현장의 현실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요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한국 교회 목회자들은 95.9%가 스스로 “하나님 나라 주제를 목회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거의 모든 목회자들이 하나님 나라 목회를 실천하고 있다는 결과이다. 영역별로 설교, 성경공부, 제자양육, 지역 섬김 등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나라 목회를 적용하고 있다는 응답이 90% 안팎으로 매우 높게 나왔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 확장의 의미에 대해서는 목회자들의 인식이 서로 달랐다. 그 의미가 ‘이웃 사랑’과 ‘영혼 구원’이라는 데에는 85% 정도가 동의했지만, ‘도덕적인 삶’에 대해서는 71.4%, ‘소외받는 이들이 고통 받는 삶의 조건 개선’이라는 응답에 대해서는 56.6%만 동의하였다.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복음 전도의 차원과 다소 추상적인 이웃 사랑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하고 있고 보다 구체적인 성도들의 삶이나 고통 받는 이웃들 곧 ‘강도 만난 이웃’들의 삶의 조건 개선이라는 구체적이고 구조적인 접근에 대해서는 절반이 조금 넘는 목회자들이 동의한 것이다.

하나님 나라 확장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서 목회에서의 강조점도 달랐는데, 하나님 나라의 목회 적용에서 하나님 나라 확장의 의미를 ‘삶의 조건 개선’까지 생각하는 목회자들은 모든 영역에서 매우 많이 적용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고, 특히 사회봉사/지역사회 섬김에서 매우 많이 적용한다는 응답이 2배 가까이 많이 나왔다.

또한, 목회하면서 교인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에 대하여 ‘구원의 확신’, ‘복음 전파’, ‘모범된 사회생활’ 등 개인의 영적이고 도덕적인 차원은 70% 안팎의 목회자가 매우 강조한다고 응답하였으나, ‘소외된 이웃 섬김’, ‘사회의 부조리 변혁’은 각각 53.0%와 33.8%로 사회적 관심과 참여를 강조하는 비율은 낮게 나왔다.

그런데 하나님 나라 확장의 의미를 ‘삶의 조건 개선’까지 생각하는 목회자들은 ‘목음 전파’는 상대적으로 덜 강조하였고, 다른 항목들은 매우 강조하는 비율이 더 높았으며 특히 ‘소외된 이웃 섬김’, ‘사회의 부조리 변혁’에 대해서는 매우 강조한다는 응답이 더 높게 나와서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서 목회에서 강조하는 부분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하나님 나라 확장의 의미를 ‘삶의 조건 개선’까지 생각하는 목회자들은 설교에서 환경, 빈곤, 통일, 미래사회, 다문화 등에 대해서도 자주 다룬다는 응답이 더 많이 나와 사회 이슈에 대해서도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목회자들은 다른 목회자들에 비해 사회 문제들이 개인의 노력에 의해서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사회 구조의 문제라고 보는 관점이 더 강하고, 기독교의 교세나 전도의 관점보다 보편적 사랑과 평화를 강조하는 입장이 더 많았다.
 
적절한 교재 개발과 적용 사례 발굴이 필요

이 조사에서, 목회의 여러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 주제를 적용하는 데에서 갖는 어려움은 ‘알맞은 교재가 없다’는 응답과 ‘하나님 나라를 어떻게 실현할지 구체적인 적용 사례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하나님 나라 주제를 적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역시 알맞은 교재가 없다는 응답이 많이 나와서 하나님 나라 주제를 목회에 적용할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음을 드러냈다. 따라서 막연하게 하나님 나라를 강조하기 보다는 구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적절한 교재 개발이 시급한 과제로 밝혀졌다.

우리 사회는 전형적인 다종교 사회이다. 개신교가 신자 수가 가장 많은 1위 종교이기는 하지만 전체 인구 중에 20%에 미치지 못하고 불교와 가톨릭을 합해도 50%에 이르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나친 교회 중심의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자칫 다른 종교와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경의 가르침과도 어긋나는 것이다.

단순히 교세 확장을 위한 신앙생활이나 목회가 아니라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보여주셨던 사역의 모습들처럼 삶의 어려운 문제들로 고통 당하는 사회 약자들과 소외된 이웃들을 위로하고 이들을 도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모습이 창조 질서를 회복해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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