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아시아라고 하면 연상되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지독하고도 지속적인 분쟁이 떠오를 것이다. 그만큼 사회적인 갈등과 다양한 종교로 넘쳐나는 지역이 바로 서남아시아다. 그렇기에 흔히들 이 지역에서의 선교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편견을 깨고 서남아야말로 '기회의 땅'이자 '선교의 최종 공략지'라고 말하는 두 선교사가 있다.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이들은 "세계선교에서 서남아의 위치가 중대한 의미와 명심해야 할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며 남다른 목표를 전했다.
 
 ▲지난 3일 GOODTV사옥에서 권영진(오른쪽)·김유찬 선교사를 만나 서남아시아 선교이야기를 들어봤다. ⓒ데일리굿뉴스

'죽마고우' 두 선교사, 서남아 아픔 품다
 
"인도도 그렇고 미얀마도 그렇고, 복음수용률이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에요. 오히려 선교의 황금어장이라고 볼 수 있죠. 서남아 지역이 사회적으로 복잡하고 영적으로 어수선해 접근하기조차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많이들 얘기하지만, 그 특징과 시대적 흐름을 잘 이해한다면 다시없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권영진·김유찬 선교사는 소위 말해 '죽마고우(竹馬故友)'다. 고등학교서부터 대학교, 그리고 선교사가 된 지금까지 늘 함께 마음을 나누고 동역해왔다. 39년간의 독일사역을 마치고 미얀마에서의 새출발을 앞둔 권영진 선교사(CMI 소속 미얀마 로뎀선교회)를 옆에서 응원하는 김유찬 선교사(Trinity School 교목)의 모습에서 남다른 우정이 느껴졌다.
 
이들은 비록 사역지는 달랐지만, '다음세대 양육·훈련'에 대한 관심사가 같았다. 권 선교사는 독일 캠퍼스 사역을 비롯해 미얀마 로뎀선교회와 프로미스국제학교를 섬기고 있으며, 김 선교사도 10년째 인도 트리니티학교에서 다음세대 선교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두 사람이 최근 머리를 맞댄 것도, 교육을 통한 '서남아시아의 복음전파'를 위해서다. '어떻게 하면 서남아 지역의 부흥이 일어날까'라는 깊은 고민을 나눈 데서 모든 일이 비롯됐다.
 
이들은 "교육은 선교의 아주 유용한 방편"이라며 "특히 운명론이 팽배한 서남아에서는 성경적 가치를 전해도 잘 받아 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들의 세계관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인데, 교육만이 이를 가능케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나 이들은 서남아시아의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했다. 인도·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방글라데시·네팔·부탄·미얀마 등이 속한 서남아시아의 인구를 합산하면 약 20억 명에 달한다. 무려 세계 인구에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김 선교사는 "20억 명의 숫자도 중요하지만 그들 중에 절반가량이 소위 젊은 세대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어린이와 교육, 청년 사역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다. 청년들이 무엇을 느끼고 욕망하는 지를 제대로 알 때 미래를 여는 바른 선교 정책을 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게 해서 고민 끝에 찾은 선교전략이 '음악을 통한 선교'였다. 음악은 모든 이들의 마음을 열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매개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했다. 특히나 음악교육이 전무한 서남아시아의 현실을 반영한 결과기도 하다.
 
권 선교사는 "사역을 하면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봤더니, 문화교류나 예술교육이 안되고 있더라. 서남아 지역에는 악보가 없고 학교 교육에서도 음악 과목이 없다"며 "그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다. 지금 이들 지역에서는 음악교사에 대한 수요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들의 필요를 채우면서도 복음전파를 하면 좋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선 흩어진 교육현장을 하나로 모으고 학교들의 연합을 이끌어 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봤다. 서남아교육연합(선교회)을 조직한 이유기도 하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편133:1) 이 말씀을 마음에 새겼다던 권 선교사는 "지금까지 많은 이들과 협력하며 나아갈 때 하나님의 놀라우신 역사를 체험했다"며 "모든 이들과 믿음 안에서 동역하면서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것이 비전이었다. 선교회를 조직한 것은 그런 일환"이라고 밝혔다.   
서남아를 향한 선교비전을 담아 설립된 선교회는 오는 26일 창립감사예배를 시작으로 본격 사역을 시작한다. 이미 3명의 음악 선교사를 세우고 '메누하 앙상블'이라는 '4중주 선교음악단'의 파송도 앞두고 있다. 끝으로 두 선교사는 음악을 통해 서남아시아의 아픈 영혼들을 어루만지고 복음을 전파하겠다는 비전을 전했다.
 
"20억 인구에 0.1%의 학교마다 음악교사들이 필요하다고 볼 때, 최소 200만의 교사가 필요합니다. 한국교회가 이 필요에 잘 부응하길 바랍니다. 서남아시아가 변화돼야 희망이 있다는 게 우리의 생각입니다. 이들 지역엔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죠. 음악을 통한 선교로 서남아에 복음화의 물꼬가 트이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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