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테러'를 겪은 스리랑카에서 이번에는 반이슬람 폭동이 거세지면서 종교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IS가 지난 테러를 일으킨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슬람교도들을 향한 보복 공격이 빚어졌다.

 
 ▲스리랑카 서부 키니야마 지역에서 폭도의 공격으로 이슬람 사원이 훼손됐다.(사진제공=연합뉴스)

기독교·이슬람 간 갈등 격화…사망 사건도 발생

14일 AFP통신 등 외신과 스리랑카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2일 수도 콜롬보 북쪽 칠라우 지역 등에서 시작된 반이슬람 폭동이 갈수록 격화하는 양상이다. 

기독교인 등으로 구성된 수백명의 폭도들은 이슬람 사원(모스크)으로 몰려가 돌을 던지고 창문을 깨는 등 건물 훼손에 나섰고, 이슬람교도가 운영하는 상점과 호텔 등도 공격했다. 폭도 일부는 이슬람교도를 붙잡아 폭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13일 북서부 푸타람 지역에서는 이슬람교도 1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경찰은 "폭도들은 목공품 상점을 운영하는 한 남성을 흉기로 공격했다"며 "이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진 직후 사망했다"고 말했다.

12일 칠라우 지역에서 불붙은 무슬림 보복 공격 양상이 다음날에는 스리랑카 북서부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에 경찰은 실탄을 허공에 쏘거나 최루탄을 발사하며 진압에 나섰다. 찬다나 위크라마라트니 경찰청장 대행은 "경찰은 폭동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질서 유지를 위해 공권력을 최대한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스리랑카 당국은 12일 오후 일부 지역에 내렸던 통행금지령을 13일 오후 9시부터 14일 오전까지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당국은 또 유언비어 확산을 막기 위해 페이스북, 왓츠앱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접속도 일부 차단했다.

지난달 21일에는 콜롬보의 고급 호텔과 주요 교회 등 8곳에서 연쇄 폭탄 공격이 발생, 257명이 목숨을 잃었다. 테러 이틀 뒤 수니파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스리랑카 정부는 테러의 배후로 현지 이슬람 극단주의조직 NTJ(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와 JMI(잠미야툴 밀라투 이브라힘)를 지목했다.

한편, 스리랑카에서는 불교도가 전체 인구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다. 이어 힌두교(13%), 이슬람(10%), 기독교(7%)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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