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담배를 살 수 있는 법적 연령을 상향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청소년의 흡연 시작 시기를 늦추면 점차 흡연율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법적 흡연연령을 상향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워싱턴주, 상향 법안 내년 1월 발효

미국 워싱턴주가 법적 흡연연령을 만 18세에서 21세 이상으로 상향하면서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흡연연령 상한 움직임에 합류했다.

인슬리 주지사는 담배를 구매할 수 있는 최소 법적 연령을 현행 만 18세에서 만 21세로 올리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워싱턴주 상원을 통과했으며, 내년 1월 1일 발효된다.

인슬리 주지사는 "우리는 담배, 니코틴과 연관된 위험을 안다.”며 “어린이들을 중독에서 예방하는것이 중독과 암을 치료하는 것보다 쉽다"고 말했다.

미국 의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매일 담배를 피우는 성인의 약 90%가 19세 이전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며, 담배 구입 가능 연령을 21세로 올리면 22만3천명을 조기 사망으로부터 구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2015년 하와이를 시작으로 캘리포니아, 메인, 매사추세츠, 뉴저지, 유타, 버지니아, 오리건 등이 흡연 연령을 상향했다. 미국령 괌과 워싱턴DC도 흡연할 수 있는 나이를 21세 이상으로 정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담배 구매 가능 연령은 각각 만 19세와 20세다.

담배회사에는 유리할 것이란 분석도 나와

흡연연령 상향 법안이 담배 회사에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새 법안이 담배업계가 ‘담배세 인상’, ‘향 첨가 금지’ 등을 거부할 트로이 목마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금인상과 향 첨가 금지는 미국 질병통제센터에서 제시한 청소년 흡연율 감소의 대안이다.

이 같은 법안이 발의될 경우 담배업계의 수익에 더 큰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담배회사들은 흡연연령 상향을 담배 예방을 위한 유일한 방법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담배 제조업체인 말보로와 알트리아는 성명을 내어 "법적 구매 연령 상승은 미성년자 전자담배 이용률 증가를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조치"라며 강력한 지지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캠페인의 존 샤커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흡연연령 상향은 다른 조치들에 의해 보안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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