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모의 소득에 따라 자녀의 장래희망이 달라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심지어 취업한 뒤에도 고소득 부모와 저소득 부모에 따라 자녀의 첫 일자리 임금 수준도 차이가 났다. 문제는 이후에 급여 차이가 더욱 벌어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고속득 자녀들은 고액의 사교육과 입시 정보 등을 통해 유명 대학 진학률이 높았다. 또 이 가운데 일부는 자녀에게 직업을 물려주는 대물림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저소득층 자녀들은 발전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저소득층 학생 가운데 고위 공무원과 기업 임원 등 '공공 및 기업 고위직'을 희망한 학생은 1.15%였다.(사진제공=연합뉴스)

불평등·불공정 문제 체계적 관리 필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가 지난해 중학교 1~3학년 학생 391명을 대상으로 장래 희망 직업군 1,2순위를 설문 조사한 결과, 고위직을 꿈꾸는 저소득층 청소년은 100명 중 1명 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사연에 따르면 중위소득 60%이하인 저소득층 학생 가운데 고위 공무원과 기업 임원 등 '공공 및 기업 고위직'을 희망한 학생은 1.15%였다. 반면 저소득층이 아닌 학생은 4.81%로 4배 가량 차이가 났다.
 
이외에도 저소득층 학생은 '법률 및 행정 전문직', '경영 및 회계 관련직'에도 1%에 그쳐, 저소득층이 아닌 학생보다 4~7배 가량 비율이 낮았다. 부모의 소득 격차가 학생들의 장래희망에도 영향을 미처 양극화 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저소득층 학생이 희망하는 직업 1순위는 '보건·사회복지 및 종교 관련직'이 16.87%, 저소득층이 아닌 학생은 '교육 전문가 및 관련직'리 15.95%로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한 연구원은 "소득이 높을수록 고위직을 선택하는 건 부모가 자녀에게 어려서부터 직업의 귀천을 심어주기 때문"이라며 "최근 이런 방식으로 자녀에게 목표의식을 자극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자녀가 취업을 해서도 부모의 소득에 따라 첫 월급 수준도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 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부모의 소득에 따라 자녀의 초봉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부모의 월 소득이 1,000만 원 이상일 경우 자녀의 임금이 월 평균 226만 원 정도였으며, 부모 소득이 500만~700만 사이는 191만 원, 300~400만 원일 경우는 자녀의 첫 월급이 182만 원 정도였다. 그밖에 부모가 100만~200만원 사이의 월 소득일 경우에는 자녀의 초봉은 169만 원 가량이었다.
 
고소득 부모는 자녀를 위해 고액 컨설팅 업체 등을 통한 사교육을 받는 것은 이제 당연시 됐으며, 대형 학원이 부족할 경우 고액의 과외를 시키기도 했다. 또 영어 교육을 위해서 어학연수 및 부모와 함께 외국에 가 기본 3~4년 살다가 들어오는 일도 흔해졌다.
 
이렇게 부모의 지원이 든든한 자녀들은 자신의 발전 가능성이 높은 반면, 저소득 보무의 자녀들은 경력 계발 및 자기 개발에 대한 투자에 대해 생각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보사연은 이와 관련해 "불평등과 불공정에 대한 인식이 사회에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한국은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는 만큼 불평등과 불공정 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고용된 노동자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눈에 뛰게 큰 효과를 보이진 못했다.
 
이에 "노동자들의 소득을 올려주는 것과 함께 노동에서 밀려나는 사람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그들의 소득까지도 충분히 보장돼 소득의 양극화가 해소되도록 사회안전망까지 구축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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