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날달 스위스 제네바 정기총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코드로 등재하는 안건에 대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게임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지만 시민단체 및 기독교계에서는 지지를 표명하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게임중독이 가져오는 질병과 개선방법을 함께 고민해 보면서 지혜를 모아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날달 스위스 제네바 정기총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코드로 등재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게임중독' 질병논란 첨예한 시각차

세계보건기구는 '게임중독'을 공식적인 국제질병분류에 포함시켜 2022년부터 발효되는 것으로 확정했다.
 
WHO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판단하는 기준으로 총 3가지를 제시했다. 게임을 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하고 끝나지 못하는 경우와 일상활동보다 게임을 우선시 하는 경우, 게임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중단하지 못하고 가족·사회적·교육적·직업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이다.
 
이 같은 증상이 모두 12개월 이상 지속되고 일상생활 관련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진다면 게임이용장애로 분류된다.
 
게임업계나 게임산업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 등에서는 근거 없이 게임을 질병으로 만들고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사회과학적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게임질병코드 도입은 섣부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게임업계 등은 "게임과몰입 원인은 게임이 아니라 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통제,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요인"이라고 맞받아쳤다.
 
또 이번 안건으로 마치 게임 전반에 대한 규제로 동일시 해 게임업계의 경제적 손실이 엄청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놀이미디어교육센터와 좋은교사 등 기독교 단체를 포함한 여러 시민단체에서는 '게임사용 장애'진단 등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안건을 통해 개인에게 적절한 건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보건 의료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라며 "WHO 결정의 본질은 게임이 아니라 지나친 게임 사용으로 인한 일상생황 기능 유지가 어려워진 것에 대한 진단"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지금까지 게임중독으로 이내 수많은 사건·사고 문제가 발생해 왔고, 이로 인해 청소년들의 건강한 발달에도 끊임 없이 지적되어 온 바 있다"며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으로 치료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게임중독 벗어나는 법

이와 관련해 우리가 먼저 게임중독이 가져오는 질병에 대해 인지하면서 개선방법을 함께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게임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과하면 게임중독과 함께 특정 질환이 함께 찾아 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 게임 중독 상담·치유 전문 기관에서 게임 중독자의 공존질환에 대해 조사한 결과 게임중독자 10명중 9명이 '공존질환 자' 였음이 보도된 바 있다. 공존질환에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조울증 등이 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게임 중독이 자신의 의지 문제라고 여겨 이를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강남구 한 심리상담센터에서는 게임중독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소개했다.
 
먼저 자신이 게임중독 상태이며 스스로의 의지로 벗어나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만이 게임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게임을 하기 어려운 상황과 환경을 만들어 게임에서 멀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즉 컴퓨터를 치워버리거나, 집안에 두어야 한다면 게임을 지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의지로 부족한 부분을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 지인 등에게 자신의 상황을 알리고 함께 고쳐나가는 것이다. 이것은 의미부여와 타인과의 약속이 되면서 더욱 경각심을 가질 수 있다.
 
특히 게임 이외에 대체할 수 있는 다른 활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취미나 운동 또는 자신이 흥미 있는 자기 계발 활동을 찾음으로써 보다 생산적이고 가치 있는 일을 해나가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심리상담센터는 "장기적인 목표와 방향성보다는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며 "예시로 여행가기나, 일주일에 3번 운동하기, 한달에 책 1권 읽기, 스포츠 배우기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의학전문가도 "가족과의 소통 시간을 늘리고, 무조건 게임을 금지하기 보다 규칙적으로 시간을 정하는 것이 좋다"며 "현실 관계에서 즐거움을 가지게 해 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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