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다운증후군에서 지적장애를 일으키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동물 모델을 통해 작동 기작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DSCR1단백질에 의한 성체 해마 신경 발생 기작 모식도(사진제공=울산과학기술원)

다운증후군 지적 장애 치료 가능성 열려

다운증후군 유병률은 약 750명 중 한 명 꼴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유전질환이다. 이 질환을 가진 사람은 수명이 짧고, 생김새가 비슷하다. 지적 장애는 물론 육체 발달도 더디다.

산모 나이가 많을수록 태아 다운증후군 발생위험이 높게 나타나지만, 이제까지 다운증후군의 세포학적 메커니즘은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민경태 생명과학부 교수팀은 쥐를 이용해 뇌에서 일어나는 해마 신경발생 과정을 조절하는 실험을 했다.

학습과 기억능력이 저하된 다운증후군 쥐에서 과도하게 발현된 DSCR1 유전자 수를 복원했더니, 쥐의 성체 신경발생과 인지 능력이 정상으로 회복됐다.

DSCR1단백질이 성체 신경 발생과정에서 중요한 두 후성 조절 인자(TET1 단백질과 miR-124)의 발현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다.

DSCR1 유전자는 21번 염색체 상에 존재하는 유전자로, 다운증후군 환자에게서 1.5배 더 많이 발현된다. 다운증후군 환자의 21번 염색체 수는 3개로, 정상인보다 1개 더 많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분자생물학 분야 학술지 ’엠보저널(The EMBO Journal)’에 게재됐다.

전문가들은 다운증후군 환자에게서 과발현되는 유전자를 조절해, 신경 세포 발생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성체 뇌에서 일어나는 해마 신경발생 과정을 조절하는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다운증후군 환자의 인지 능력 결핍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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