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는 전광훈 목사의 막말 파문이 확산하자 교계 원로들이 진화에 나섰다. 교계 원로들은 "전광훈 목사가 교회를 수치의 대상으로 만들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18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독교회 원로 기자회견' 모습.ⓒ데일리굿뉴스

"지금 사태는…전 목사 개인의 일탈"
 
"부끄러운 심정으로 지금 이 자리에 나왔다. 전광훈 목사 개인의 생각을 한국교회 전체 이야기로 호도하지 말아달라."
 
교계 원로 10여 명이 전광훈 목사의 행보에 입장을 밝히고자 한 자리에 모였다. 원로들은 18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전 목사의 언행에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 참석한 원로들은 회견 내내 전 목사의 사태가 참담한 듯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다.
 
이날 호소문을 통해 원로들은 "전 목사의 주장이 기독교의 신앙이며 대표적인 형태인 양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며 "전 목사가 대표를 맡은 한기총은 이미 교계에서는 대표성을 상실한지 오래"라고 전했다. 전광훈 목사 사태를 한국교회의 대표격으로 보는 상황에 우려를 내비친 것이다.
 
이들은 "한국교회 대다수는 이 일로 부끄러워하고 분노하고 있다"면서 "지금의 사태는 전 목사 개인의 일탈로 봐야 한다"고 간주했다.
 
특히 원로들은 전 목사의 정치적 선동에 날 선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성직자는 교회공동체의 목회자로서 성직의 공공성을 지켜야 한다는 게 원로들의 지적이다.
 
경동교회 박종화 원로는 "교회와 신앙, 정치는 제도상 하나일 수 없다"며 "전 목사가 한기총을 정당정치의 수단인 것처럼 우를 범하고 있는데, 교회가 공공성을 훼손하면 안 된다"고 전 목사의 정치적 언행을 꼬집었다.
 
또 다른 원로인 고신대 손봉호 석좌교수는 "개인적인 이념이나 신념을 기독교 신앙과 뒤섞어 정치집단화 하는 것은 기독교의 복음을 훼손하는 반 성경적인 일"이라며 "복음의 구현체로서 교회는 세상 가운데 하나님 나라를 이루도록 보냄 받은 공동체이다. 이것이 기독교회의 공공성으로 정치화와 기업화 등의 세속주의적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원로들은 전 목사에 대한 언론적 관심에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박종덕 사령관(한국구세군 前 사령관)은 "일반 다른 사람이 거짓 뉴스를 퍼트리면 보도하지 않는 것처럼, 유언비어는 다루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언론에서는 이 사태에 대한 보도에 신중을 기해주기를 부끄러운 마음으로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원로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에 동의한 목회자는 18일 현재 31명으로,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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