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각종 일자리 정책에도 실업률이 느는 가하면 전 세계 고령화 1위·출산율 최저 등의 지표는 미래의 위기를 경고한다. 이런 가운데 사회양극화 해소 방안으로 제시되는 ‘기본소득’을 주제로, 사회 불평등 문제를 교회가 어떻게 바라봐야 할 지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2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본소득은 신앙이다'라는 주제로 기획토론회가 열렸다.ⓒ데일리굿뉴스

인간다운 삶 영위 위한 논의 임해야
 
“경제적 불평등이 인간의 존엄을 해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각국에서 대규모 실업자군이 생겨날 것을 예상하면서 세계 경제학계는 국가가 시행할 대안으로 기본소득제를 제안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가 주도한 ‘2019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를 계기로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본소득이란 국가가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최소한의 생활비를 지급하는 제도다.  
 
20일 오후 6시 30분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소득불평등 해소의 대안을 ‘기본소득’에서 찾았다. 이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학위원회(위원장 박찬웅 목사)가 마련한 자리다.
 
이날 발제를 맡은 금민 이사(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는 기본소득을 탈빈곤과 불평등 완화를 위한 가장 유력한 정책으로 소개했다. 그는 “기본소득이 빈곤과 불평등에 미치는 효과는 단지 소득 차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며 “소득 이외의 다양한 차원에서 빈곤·박탈 또는 사회적 배제 문제를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이미 세계 각국의 사례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입증됐다는 게 그의 견해다. 금민 이사는 “인도와 나미비아의 기본소득 실험, 2009년 노숙자 13명을 대상으로 런던에서 실시한 현금지급 실험 등의 사례를 보자”며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보편적인 현금지급은 주거, 의료, 교육 등 기본재로부터 박탈을 줄였다. 특히 빈곤층의 금융비용을 낮추고 경제활동을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본소득 제도 도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세금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일하지 않는 사람이 늘면서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참석자들은 암울한 사회현실 속에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도록 이 같은 방편을 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신대학교 강원돈 교수는 “기본소득 구상은 그것이 갖는 무조건성 때문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데, 이는 결국 모든 사람들이 인간의 존엄성에 부합하는 삶을 누리자는 것”이라며 “인간의 존엄성에 부합하는 삶을 살아갈 기회를 주는 것은 하나님의 구원하고 해방하는 정의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교회는 결국 경제적 불평등이 만연한 시대 가운데 개개인의 존엄성을 높이고자 적극 논의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결론이었다.

참석자들은 “현재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은 인간의 삶 모든 영역에 영향을 주고 있고, 그로 인해 경제적 약자들은 인간 존엄성의 벼랑 끝에 서있다”며 “교회는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세상 모든 이들의 존엄성을 보장하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최 측은 이번에 논의된 것을 바탕으로 추후 경제불평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경제불평등으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문제에 관해 연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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