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른바 '곰팡이 호박즙' 사건이 불거지면서 유명 인플루언서를 통한 SNS 쇼핑 논란이 뜨겁다. 게다가 지난 18일 식약처 조사 결과 SNS에서 판매되는 일부 제품이 기준·규격을 위반해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되자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특히 SNS에서 판매되는 제품 대부분이 피해 발생 시 별다른 제재가 없어 인플루언서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인플루언서를 통한 SNS 쇼핑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쇼핑몰 '임블리'를 운영하는 부건에프엔씨 박준성 대표가 지난 5월 20일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곰팡이 호박즙' 논란 이후 고객 응대 및 제품 안전성 등 잇따른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는 모습(사진출처=연합뉴스)
 
인플루언서 통한 SNS 쇼핑↑ 피해도↑
 
최근 8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던 유명 인플루언서(influencer, SNS에서 영향력 있는 개인) 임블리(본명 임지현)의 '곰팡이 호박즙' 사건이 불거져 논란이 일었다. 앞서 지난해에는 유기농 수제 쿠키로 연일 매진을 기록했던 '미미쿠키'가 대형마트에서 파는 쿠키를 속여 판 것이 드러나면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SNS 상품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는 제2의 임블리 호박즙 사태를 막겠다며 SNS에서 판매하는 다이어트·헬스·이너뷰티 관련 제품 총 136건을 수거해 검사했다. 검사 결과 9개 제품이 기준·규격을 위반해 해당 제품이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다이어트 효과를 표방한 제품 중 새싹보리 분말 5개 제품에서 대장균과 금속성 이물, 타르색소 등이 검출돼 충격을 안았다. 또 이너뷰티 효능을 표방한 레몬 액상차 1개 제품은 세균수가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 과장 광고도 심각한 수준에 달해 소비자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현재 SNS 쇼핑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다. 대신 여러 조사를 통해 짐작해볼 뿐이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한 달간 전자상거래이용자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셜미디어 쇼핑이용 실태조사'를 최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90.3%가 SNS를 이용했고, 그 가운데 2명 중 1명이 SNS를 통해 쇼핑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인플루언서는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군집하며 웬만한 연예인과 비견될 만큼 인기와 영향력이 크다. 인플루언서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그들이 착용하거나 사용하는 제품들은 바로 잇템(꼭 필요하거나 갖고 싶은 아이템)이 됐다. 특히 소비자들은 연예인보다 친근한 인플루언서를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해 전국 만 15~34세 남녀 중 최근 1개월 내 유튜브 시청 경험자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자 평균 73.4%가 제품 구매 및 서비스 이용 시 연예인(평균 26.6%)보다 크리에이터를 더 신뢰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물어보면 답해줄 수 있는 정보원이 필요하다"며 "(소비자들은)연예인이 자신이 광고한 제품을 실제로 사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반면 인플루언서는 제품을 직접 사용한다는 신뢰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루언서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안목이 뛰어나고 또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 노력한다"며 "소비자들은 제품의 홍수 시대에서 결정장애를 갖지 않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상품과 정보를 소통을 통해서 전달해주는 인플루언서를 발견하면서 믿고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플루언서를 통한 SNS 쇼핑이 급증하면서 그에 따른 피해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SNS 쇼핑 경험자 2,009명 중 쇼핑피해를 겪은 응답자는 28.2%였다. 특히 인스타그램을 통한 쇼핑 피해가 급증했다. 전자상거래센터에 지난해 접수된 인스타그램 쇼핑관련 피해는 총 144건이었으며, 피해 금액도 약 2,700만 원에 달했다.
 
문제는 인플루언서의 영향력 및 산업이 확장되고 그에 따른 SNS 쇼핑 피해가 급증하는 데 반해 정부의 제도나 정책은 미비하다는 점이다. 특히 피해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애꿎은 소비자들의 피해만 더 키우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크다.
 
이 교수도 지금으로선 소비자가 피해를 봤을 때 당장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인플루언서가 책임을 회피하고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 그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소비자가 SNS의 구매 후기 등을 꼼꼼히 살피고 소비자 피해 가능성 및 문제 가능성을 검토한 후에 구매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인플루언서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처리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법 조항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이 교수는 "먼저 인플루언서들이 고객 중심 마인드를 갖고 또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인플루언서산업협회나 중소기업처 등에서 서포트 시스템을 지원해야 한다"며 "또 인플루언서 기업 자체도 고객상담 관련 전문 인력을 영입해 업무 처리 매뉴얼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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