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 자해상담이 1년 새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청소년들이 자해를 일삼는 이유가 죽고 싶어서가 아닌 ‘살고 싶다’는 뜻의 SOS 요청인 것으로 진단됐다. 아이들이 보내는 긴급 구호 요청에 진솔한 관심과 격려가 요구된다.
 
 ▲우리나라 청소년 자해상담이 1년 새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제공=연합뉴스)

청소년 5명 중 1명 자해…깨물고 머리카락 뽑고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 따르면 2018년 전국 230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접수된 자해 관련 상담은 2만 7,976건으로 2017년(8,352건)에 비해 3배 이상으로 늘었다.
 
동기간 자살 관련 상담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7년 2만 3,915건이었던 자살 관련 상담은 2018년 4만 3,238건에 늘었다. 소셜미디어에 ‘자해 인증샷’ 올리기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상담 결과 청소년들은 친구 관계나 학업, 가족 간 갈등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로 이같은 자해를 저지르는 것으로 진단됐다. 우울과 불안, 외로움, 무력감 등을 하소연하지 못하고 속으로 억누르다가 결국 자해로까지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청소년의 비자살적 자해행동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남녀 중고교생 680명 중 22.8%가 자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명 중 1명은 자해를 시도했다는 셈이다.
 
자해 유형은 입술이나 손톱 등을 물어뜯는 등 ‘자신을 깨물었다’가 48.4%로 가장 높았다. 머리카락을 뽑는 행위(35.5%), 스스로 때리는 행위(28.4), 피가 날 정도로 피부 긁기(24.5%)가 그 뒤를 이었다.
 
이러한 자해 행동은 평균적 12.43세에 나타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자해를 ‘살고 싶다’는 긴급 구조 신호(SOS)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조언한다.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관계자는 “자해 청소년은 죽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라 결국 살고 싶어 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청소년의 자해 행동을 발견했을 때 억지로 말리거나 혼을 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또 청소년의 이야기에 ‘공감’과 ‘지지’를 표하는 대응자세가 강조된다. 자해를 하게 된 이유를 묻고 아이들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개발원 관계자는 “보통 자해행동을 보면 그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려고 혼을 내는데, 그러면 자해한 이유를 듣기 어렵다”면서 “왜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히면서까지 살고 싶다는 표현을 하는지 속마음을 듣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 상담 전문기관에 알려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요구된다. 청소년 상담 전화는 1388이다.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 때는 지역번호를 눌러야 한다.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에서는 온라인 상담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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