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말벗부터 트로트 가요 재생, 긴급 SOS 호출까지 인공지능(AI) 스피커가 홀로 사는 노인들이 느끼는 고독감과 불안함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거노인의 경우 일반 사용자보다 감성대화 서비스를 3배 이상 더 많이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사진제공=SK텔레콤)

인공지능 스피커 사용에 긍정적 반응…"정부 복지정책 도움 기대"

SK텔레콤이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독거노인 1,150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돌봄서비스' 사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AI 스피커가 독거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과 재단법인 행복한 에코폰은 9일 서울 중구 삼화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거노인들이 AI 스피커 '누구'의 돌봄 서비스 사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독거노인의 서비스 사용 비중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가 63.6%로 가장 높았고, 감성대화 서비스(13.4%), 날씨(9.9%), 운세(5.0%) 순으로 이어졌다. 일반인의 사용 비중에 비해 감성대화를 사용하는 비중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성대화는 "심심해", "기분이 어떠니"와 같은 일상적 대화를 뜻한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일반인의 감성대화 사용 비중은 4.1%로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 독거노인에게는 만족도가 높은 기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특히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없는 독거노인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AI 스피커를 2배 정도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감성대화의 비중이 높은 것은 독거노인이 '누구'를 의인화해서 생각하는 경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AI스피커가 외로움을 달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또 AI 스피커의 긴급 SOS 호출기능으로 긴급상황에 놓인 독거노인들이 119·응급실과 연결돼 위험한 순간을 넘길 수 있었던 사례들도 나타났다. 그 동안 노인 1인 가구가 늘면서 혈압, 두통 및 골절 등으로 갑자기 쓰러질 경우 시의적절하게 대비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AI 스피커는 독거노인이 "아리아, 살려줘" "아리아, 도와줘" 등을 외칠 경우 위급상황으로 인지해 ICT케어센터와 담당 케어 매니저, ADT캡스 세 곳에 자동으로 연락한다. ICT케어센터에서 위급상황이라고 판단하면 즉시 119에 연계한다.

SK텔레콤과 행복한 에코폰은 보라매병원과 협력해 노인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강화 훈련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준호 그룹장은 "정부가 효과적인 복지정책을 펴는 데 독거노인의 AI 돌봄서비스 사용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결과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스피커를 활용한 독거 어르신 돌봄의 범위와 수준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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