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관광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른바 오버투어리즘이 문제로 대두되면서 각국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바르셀로나 곳곳에는 ‘관광이 도시를 죽인다(Tourism Kills the city)’는 글씨가 쓰여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관광세 내세요'

오버투어리즘이란 지나치게 많다는 ‘Over’와 관광을 뜻하는 ‘Tourism’이 결합된 말이다.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 관광객이 몰려드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관광객이 많이 몰려들게 되면 생태계 파괴, 교통대란, 주거난, 소음 공해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급기야 원주민이 관광객을 피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난다.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유명 관광 도시들은 대책을 내놓고 있다.
 
‘Tourism kills the city’는 연간 30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스페인 바르셀로나가 관광객을 줄이기 위해 만든 슬로건이다. 주민들의 반발에 바르셀로나는 정부가 나서 문제를 해결했다. 2015년 공무원, 학교,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관광위원회를 만든 것이다.
 
또한 숙박비를 통해 ‘관광세’를 걷어 지역을 유지, 관리하는 데 사용한다. 관광 버스의 도심지 진입을 제한하고 신규 숙박업소의 허가를 중단했다. 최근엔 시민들이 주로 장을 보는 시간대에 시장 내 관광객 출입을 통제했다.
 
화이트 비치로 유명한 보라카이 섬은 아예 출입을 금하고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2017년 4월부터 6개월간 섬을 폐쇄하고 하수관 등 사회기반시설을 보강했다. 재개장 이후에도 여행객 숫자를 제한하고 해변에서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행위를 금지시켰다.
 
오버투어리즘 덮친 대한민국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제주도의 경우 저가항공이 활성화 된 이후 지난 10년 간 관광객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08년 582만 명이었던 관광객이 지난해 1,431만 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생활 쓰레기 발생량도 2007년 595t에서 2017년 1,312t으로 늘었다. 쓰레기가 수용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며 각종 환경 문제가 불거졌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제주도 내에서는 여러 대책이 논의됐다. 대표적으로 ‘환경 보전 기여금’ 제도 도입이 검토 중이다. 숙박 시 하루 1,500원, 렌터카는 하루 5,000원의 환경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관광객 수를 줄이는 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환경세를 걷더라도 지나치게 큰 액수를 부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들끓는 관광객으로 지난해 7월부터 ‘관광허용시간제’가 시행된 서울 북촌한옥마을도 상황은 같다. 평일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광이 허용되고 일요일은 휴일로 관광을 금지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제성이 없다 보니 시간 외 관광을 못하도록 규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관광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질적으로 지역민들에게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민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상품을 개발하고 관광객이 상품을 소비하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관광지도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라고 인식하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관광공사는 시민 의식을 높일 수 있는 캠페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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