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기피, 성범죄, 마약, 음주운전 등 연예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잘못을 저지른 연예인들이 방송에 복귀할 때는 항상 논란이 있다. 연예인을 받아들이는 대중들의 기준은 무엇일까.
 
 ▲병역 기피 논란으로 입국 금지된 가수 유승준에게 내려진 비자 발급 거부가 위법이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사진제공=연합뉴스)

범법보다 배신이 더 큰 죄
 
최근 2002년 병역기피 논란 후 입국 금지 상태에 있는 가수 유승준에 대한 비자 발급 거부가 위법이라는 대법원판결이 나오며 유 씨의 귀국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차갑다. 리얼미터가 5일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유 씨의 입국에 부정적이었다. 또한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하라는 국민청원에 동의하는 사람은 5일 만에 20만 명을 넘어섰다.
 
유 씨는 범법자가 아님에도 17년째 대중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반면 불법도박이나 마약투약, 음주운전 등을 하고도 방송 활동을 이어가며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는 연예인도 있다.
 
배우 주지훈은 2009년 엑스터시와 케타민 등 향정신성 의약품 투약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군복무와 자숙기간을 거치고 3년 후인 2012년 SBS에서 방영한 '다섯손가락'으로 복귀했다. 이후 영화와 드라마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였고 2017년에는 영화 '신과 함께'에 주연으로 출연하며 1,000만 배우에 등극했다.
 
개그맨 이수근은 2013년 불법도박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그러나 1년 6개월 후 2015년 SNL 코리아 김병만 편에 게스트로 나온 후 같은 해 '신서유기'와 '아는형님'에 고정 출연하며 입지를 다졌다. 현재는 자타공인 '콩트의 신'으로 불리며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유승준이 불법행위를 저지른 일부 연예인들보다 더 따가운 시선을 받는 이유는 대중들을 기만하고 배신감을 안긴 이유가 크다. 그는 활동 당시 계속해서 입대 의지를 드러냈었고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러나 2002년 소집을 앞두고 해외 공연을 이유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면제를 받으며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방송인 신정환도 유 씨와 같이 대중들을 기만해 용서받지 못하고 있다. 신 씨는 2010년 9월 해외원정 도박 구설수에 올랐다. 문제는 이후 대처에서 '뎅기열에 걸려 귀국할 수 없다'는 거짓말 등으로 도피생활을 한 점이다. 2011년 귀국 후 징역 8개월을 선고 받고 수감생활을 마쳤지만 조작된 사진과 뻔뻔한 거짓말에 분노한 시청자들은 여전히 신 씨를 곱게 보지 않는다. 2017년 Mnet 프로그램 '프로젝트 S : 악마의 재능기부'로 공식 복귀하고 이듬해 9월 '아는형님'에 게스트로 출연했으나 대중들은 신 씨를 출연시킨 JTBC를 질타했다.
 
병역은 성역
 
유승준이 긴 시간 용서받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 중 하나인 '병역'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병역은 '성역'이다. 공직자도 병역 비리와 연루되면 낙마할 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도 미필이나 공익 등을 곱게 보지 않는 경우가 있다.
 
가수 MC몽도 2010년 병역 기피를 위한 고의 발치 논란으로 방송계에서 떠났다. 2011년 고의 발치는 무죄로 판명 났지만 입영 연기는 유죄로 인정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이후 2014년 정규 6집 앨범을 내며 음악 활동은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방송에는 출연하지 못하고 있다.
 
병역과 함께 성범죄도 성역이다. 대표적으로 고영욱은 2013년 미성년자 3명을 5차례 성폭행,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전자발찌 3년을 선고 받았다. 평소 행실과 죄질이 나빠 영화 해리포터의 '볼드모트'처럼 방송에서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고 있다.
 
밴드 엠씨더맥스의 이수는 2009년 미성년자 성매매 사실이 알려졌다. 초범이고 반성한다는 점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대중에게 용서받지는 못했다. 2015년 MBC '나는 가수다3'에 녹화를 마쳤으나 통편집됐다. 이듬해에는 뮤지컬 '모차르트'에 캐스팅됐으나 일부 뮤지컬 팬들의 극심한 반대에 결국 출연이 불발됐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지난해 미투 운동부터 최근 강지환까지 성범죄에 연루된 연예인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도 복귀가 힘들 것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대중들의 평가는 형량과 일치하지 않는다. 유승준 역시 만약 귀국하더라도 방송에 출연하거나 가수로 활동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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