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가 12년 만에 한국을 찾은 가운데 열린 경기에서 끝내 출전하지 않은 채 경기가 종료되자 팬들과 언론들 사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팬들의 상당수가 호날두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만큼 이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팬들은 호날두가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 않자 종료되기 전 경기장을 떠났다. ⓒ연합뉴스

팬들 '야유'와 '실망'…비싼 티켓값 무색

호날두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선발팀(팀 K리그)과 친선경기에서 선발 명단에서는 빠졌다. 이어 유벤투스가 선수 8명을 교체하는 동안 호날두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경기가 끝날 때까지 벤치를 지켰다.

애초 유벤투스 친선경기 계약 조건에 '호날두가 45분 이상 뛴다'는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선발이 아니더라도 최소 후반 시작과 함께 경기에 투입될 것이라는 예상과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기대감은 점점 실망감으로 변해갔다. 경기 종료시간이 가까워 짐에도 그라운드 투입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유벤투스는 방한 직후부터 팬들의 불만을 야기했다.

경기 당일 태풍 여파로 입국이 2시간 지연된 건 어쩔 수 없더라도 오후 4시부터 예정됐던 팬 미팅과 사인회 행사에 호날두가 나타나지 않았다.

호날두는 불참 이유를 컨디션 조절 때문이라고 전했지만 호날두만을 기다렸던 팬들은 깊은 실망과 분노로 마음을 삭여야 했다.

또 유벤투스 선수단은 교통 체증 등을 이유로 경기가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킥오프 시간을 4분 넘긴 오후 8시 4분에서야 도착했다.

경기에서 초록색 조끼를 입고 벤치를 지킨 호날두는 경기 투입 대신 동료와 대화하는 모습만 화면에 비추면서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결국 팬들은 호날두의 모습이 나올때마다 '나와라'를 연호했다. 호날두가 몸을 풀지 않는 모습에 결장할 것을 느낀 일부 팬들은 경기가 종료되기 전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막판에는 팬들이 호날두의 경쟁자인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이름을 외치는가 하면 일부 네티즌들은 축구 관련 게시판 등에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난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경기는 호날두의 12년 만의 방한에 팬들의 기대가 컸기 때문인지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스탠드 6만5천여 석이 가득 찰 정도로 큰 성원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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