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가스펠 음악으로 미국 음악 시장을 사로잡은 4명의 청년이 있다. 이승현(33), 윤수용(31), 이지환(27), 장영진(22)으로 구성된 남성 블랙가스펠 그룹 '코리안소울(Korean Soul)'이 그 주인공이다. 최근 2개월 사이 미국에서 주목할 만 한 활동을 하고 돌아왔다. 처음 딛는 미국 진출의 길이라 두렵고 떨리지만 한국인 가스펠 가수로서 "아시아 가스펠 음악의 지평을 열겠다"는 남다른 포부를 밝힌 코리안소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 마포구의 한 연습실에서 만난 코리안소울(Korean Soul). 위·아래 왼쪽부터 윤수용, 이승현, 장영진, 이지환. ⓒ데일리굿뉴스

지난 6월 말 미국에 간 코리안소울은 한국인 최초로 브루클린에 있는 CCC(Christian Cultural Center) 캠퍼스 공연장 무대에 섰다. 여기에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가 출연했던 미국 지상파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와 FOX5 채널 '굿데이 뉴욕'에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세계적인 가스펠음악 레이블 회사 RCA Inspiration과 계약을 맺기로 하고, 단독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코리안소울 멤버들은 사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평범한 청년들이었다. 하지만 가스펠음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남달랐다. 10대 때부터 가스펠 노래를 접했고, 20대가 되어서는 '헤리티지 메스콰이어' 대원으로 활동하며 가스펠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다 '가스펠 음악을 우리끼리 좀 더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2년 전부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SNS에 가스펠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한 두 편의 영상이 올라가니 흑인들에게서 반응이 왔다. 계속 영상을 올리자 하루 만에 1만 명이 넘는 사람들로부터 SNS 팔로잉 신청이 들어오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들을 가장 당황하게 만들었던 것은 미국 유명 가스펠 가수 비비 와이넌스(Bebe Winance)의 연락이었다. 이들의 가능성을 알아 본 비비 와이넌스는 '코리안소울'이란 이름을 붙여줬고, 자신과의 계약을 제안했다. 비비와 계약한 코리안소울은 그의 앨범에 수록된 '래프터(Laughter)'란 곡을 피처링 했고, 노래는 빌보드 차트 10위권에 올랐다. '래프터'는 코리안소울의 공식적인 첫 작업물이었다.
 
코리안소울은 현재 앨범을 준비하며 노래 연습과 작곡, 영어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8월에 다시 미국으로 가 본격적인 앨범제작에 돌입할 계획이다. 코리안소울은 "앨범준비 외에 구체적으로 나온 계획은 아직 없지만 '코리안소울' 이름으로 더 많은 가스펠 곡을 불러 대중들 앞에 서고 싶다"며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인터뷰 내내 즐겁고 화기애애했던 코리안소울(Korean Soul). 이들의 활동 모습과 노래는 인스타그램(koreansoul_seoulchillun)과 유튜브(koreansoulofficial)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데일리굿뉴스

Q: 코리안소울이 생각하는 각자의 개성, 특징은?

윤수용: 팀에서 리더를 맡고 있다. 이상주의자라서 현실적인 것보단 큰 그림을 그리는 편이다. 빈틈이 많지만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역설적인 사람이다. 팀 내에서 허술한 부분, 디테일, 빈틈을 지적하는 역할을 주로 맡고 있다.
 
이승현: 맏형이다. 충청의 아들, 대전 출신이다. 디테일 보단 굵직한 것을 말하는 편이고, 음악도 느낌, 분위기, 큰 틀을 많이 생각한다. 그래서 수용이와 함께 있으면 상호 보완이 잘 된다. 큰형이지만 나이와 상관 없이 팀 내 허물없는 분위기를 만든다. '내가 존중을 받으려면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해야 할 게 있으면 가장 먼저 움직인다. 그래서 팀원들은 그를 '섬김의 아이콘, 섬김의 리더십'이라고 표현한다.
 
이지환: 예술가 중 예술가. 그림 그리는 남자다. 미국에 갔을 때 감사한 분에게 선물할 게 필요했는데 직접 그린 그림을 드렸더니 반응이 좋았다. 상황을 주시하면서 정리하는 이성적인 역할을 팀 내에서 하고 있다. 대화 중 정리가 안 되는 부분을 잘 지적한다. 음악 안에 담긴 의미, 의상 부분에서 고민을 깊게 한다. 나이가 많든 적든 팀에서 누가 잘하면 비로소 '형'으로 인정해준다. 아메리칸 마인드의 소유자. 과묵한 것 같지만 꼭 그렇지 만은 않다. 영진과 결이 비슷한 '까불이'의 면모도 있다.
 
장영진: 맏형 하고는 11살 차이가 나는 23살 막내다. 서울예대 출신이다. 팀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지만 팀 내 분위기 메이커다. 사람들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가는 저돌적인 면이 있다. 긍정적이다. 어른인 비비 와이넌스에게도 눈치 보는 것 없이 필요한 말은 하는 편이라 계산하지 않는 순수함이 있단 얘기를 듣는다. 팀 내에서 기도하고 말씀을 선포하는 선지자 역할을 맡고 있다.
 
Q: 특별한 간증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장영진: 성경은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라'고 하지 않나. 헤리티지 리더 선생님께 코리안소울 오디션 연락이 왔을 때 '어! 이건 기회다' 딱 알았다. 원래 저는 전역하고 유학 가서 가스펠 음악을 하려 했다. 그런데 오디션 보고 코리안소울에 합류하게 된 거다. 어느 날은 말씀을 보는데 '네가 밟는 땅을 네게 주겠다' 라는 구절이 자꾸 와 닿고, 광야의 시간을 보낸 다음에 하나님께서 축복의 땅으로 데려가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이 인도하신다는 확신이 생겼다. 형들에게 하나님이 주신 말씀을 나눴다. 그리고 미국에 갔는데 진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너무 감사하다.
 
윤수용, 이승현: 예전에 가수활동을 했었다. 일이 꼬여 법적 분쟁을 겪으며 생계가 어려워지고,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러다 각자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코리안소울 활동에 집중하려고 퇴사했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보니까 '퇴사까지 했는데 우리 잘 안되면 어떡하지? 먹고 살 수 있을까?'란 걱정이 있었다. 그래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뜻을 정하니까 '회사 그만 둬도 살 길이 있다'는 걸 알았다. 못 먹고 못 사는 줄 알고 염려했는데 하나님께서 매 끼니 챙겨주시고 채워주고 계신다.
 
이지환: 정말이다. 저희가 코리안소울로 활동해도 지금은 먹고 살 것은 각자 알아서 해야 하는데 진짜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다 채워주시고 책임져주셨다.
 
Q: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이승현: 8월이나 9월 중에 저희 이름으로 된 앨범을 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아직 내 코가 석자이고 갈 길이 멀지만 K-pop과 같이 K-wave, K-move를 만들고 싶고, 아시아 가스펠 음악의 플랫폼이 되길 꿈꾸고 있다.
저희 SNS 인스타그램(koreansoul_seoulchillun)과 유튜브 채널(koreansoulofficial)에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린다.
 
이지환: 미국에 가서 활동하겠지만 한국에서도 많은 분들 앞에서 가스펠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다.
 
윤수용: 흑인 가스펠 세계에서 '한국인, 아시아인도 저렇게 가스펠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고, 가스펠 음악의 영성이 저희를 통해 확장됐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기도를 부탁 드린다. 언어의 진보가 있도록, 팀의 실력이 성장하도록, 위축되지 않도록 기도로 마음을 모아주셨으면 좋겠다.
 
장영진: 저는 팀이 교회라고 생각한다. 두 세 사람이 모인 곳에 예수님이 계신다고 했다. 예수님이 사람들을 섬겼던 것처럼 우리도 낮아질 수 있도록 기도한다. 섬기고 낮아지는 게 사실은 높아지는 거니까. 저희가 뭘 어떻게 안 해도 저희 팀을 세워주실 분은 예수님이라는 믿음이 있다. 서로를 섬기고 더 뭉치는 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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