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정 씨는 가까운 세무서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밖에서 먹으려면 만 원정도 들지만 세무서 구내식당을 이용하면 3500원에 한 끼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초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 씨도 상황은 비슷하다. 주로 도시락을 싸가거나, 배달 어플 할인을 이용해 점심을 해결한다. 팀원들도 밖에서 먹는 밥을 포기한지 오래다. 같이 도시락을 싸오거나 음식을 시켜먹는 게 사내 문화가 됐다.
 
 ▲점심값이 부담돼 편의점이나 타회사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졌다.ⓒFlickr

최고 맛집은 용산경찰서?

비싸진 점심 값에 남의 구내식당을 찾거나, 도시락을 싸는 직장인이 많아졌다. 이들은 주로 저렴한 식당을 찾기 위해 관공서 구내식당이나 편의점을 찾는다. 이런 현상에 ‘점심 난민’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요즘 맛집은 경찰서’라는 말도 나온다. 직장인들은 점심값을 아끼고자 경찰서 구내식당을 찾는다.  인기가 많은 경찰서 중 하나는 용산이다. 식권 한 장에 4000원, 20장을 한번에 사면 1장을 더 준다.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높아져 올해 상반기 ‘일반인 식권’ 판매량만 월 평균 985장이었다.  
 
경찰서에 사람이 몰리자 “경찰서 구내식당의 일반인 상대 영업을 중단하라”는 요구까지 생겨났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최근 서울 용산 · 남대문 · 혜화 경찰서에 “집단 급식소에 해당하는 경찰서 구내식당이 불특정 다수에게 식권을 판매해서는 안된다”며 민원을 넣었다.
 
용산구에서 근무하는 박 씨는 “회사 근처에서 점심을 먹으면 월급에서 남는 게 없다”며 “7000원만 되는 백반집도 늘 문전성시다”라고 말했다. 그는 “밥 값이 비싸 굶거나 3500원짜리 김밥을 먹는 식으로 점심을 해결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점심값이 많이 나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하루살이 인생을 사는 느낌이다”라고 덧붙였다.
 
편의점 도시락에서 사먹는 직장인 급증

실제로 최근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점심 값 지출을 줄이는 추세라는 결과가 나왔다. 올해 6월 남녀직장인 1380명을 대상으로 점심값에 얼마를 쓰는지 물었더니 평균 6110원을 쓴다는 응답이 나왔다. 이는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사먹는 직장인부터 구내식당? 편의점 이용하는 사람, 도시락을 싸오는 직장인들을 포함한 평균치로 전년의 6230원 대비 2% 줄어든 수치다. 반면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사먹는다’는 값만 보면 평균값이 7163원으로 오른다.
 
눈에 띄는 점은 ‘편의점 등에서 사온다’는 답변이 전체 항목 중 지난해 대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는 것이다. 도시락을 싸온다는 사람도 열명 중 한 명 꼴이었다.
 
이번 결과를 두고 잡코리아 관계자는 “구내식당을 찾거나 편의점 도시락 등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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