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는 1800년대 후반 세계 각지에서 온 선교사들의 헌신으로 처음 시작했다. 지금처럼 큰 부흥이 일어나기 위해 기폭제 역할을 했던 것 중 한글성경을 빼놓을 수 없다.

한글 신약성경을 번역한 스코틀랜드 선교사 '존 로스', '매킨타이어' 등은 이미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신약예수성교전셔](1882년)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구약성경은 누가, 언제 번역했는지 아는 이가 많지 않다.
 
▲한국교회총연합이 22일 새문안교회에서 구약성경을 번역한 알렉산더 A. 피터스 목사를 재조명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데일리굿뉴스

구약성경 번역하며 한국 기독교 부흥에 기틀 마련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이승희·박종철·김성복, 이하 한교총)은 구약성경을 한글로 처음 번역한 알렉산더 A. 피터스 목사를 재조명하는 기념 심포지엄을 22일 새문안교회 1층 새문안홀에서 개최했다.

1871년 지금의 우크라이나의 정통파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피터스 목사(Alexander Albert Pieters, 한국명 : 피득)는 어학에 천부적 재능을 타고났다. 어려서부터 히브리어를 배워 히브리어로 된 기도문과 시편을 암송하며 자라나 히브리어에 능통했다.

19세기말, 러시아의 경제 상황은 매우 열악했고 유대인 차별과 박해가 특히 심했다. 청년 피터스는 박해를 피해 일본으로 건너갔고 거기서 미국인 선교사를 만나 개종하게 된다.

피터스 목사는 1895년 5월, 24세의 나이에 한국에 오게 됐고 2년만에 한국어를 배워 1898년 '시편촬요'를 출간함으로써 우리나라 최초의 구약성경을 한글로 번역했다.

이후 한글 찬송가 작사·번역과 구약성경 전체의 번역을 마침으로써 한국 기독교 부흥에 기틀을 마련했다.

축사를 전한 한교총 상임회장 이영훈 목사(기하성총회 대표총회장)는 "한국교회가 귀한 성경을 물려받을 수 있게 된 것은 선교사들의 공로라고 생각한다"며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피터스 선교사의 기념사업이 잘 진행되서 신앙의 유산을 간직하고 유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교총 알렉산더 피터스 목사 기념사업위원회 안성삼 위원장은 "신약성경을 번역한 여러 선교사들은 한국교회에 잘 알려진 반면 구약성경을 번역하는데 중심 축이었던 피터스 선교사는 의아하게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성도들이 매일 읽으면서 은혜받고 있는 한글 구약성경을 번역한 피터스 선교사를 교계에 알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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