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오래 전부터 여름철 출근 시 무릎 위로 올라오는 치마와 샌들 등을 착용해 온 반면 남성은 여성처럼 간편하고 시원한 복장이 허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몇 년 전부터 시작된 남성 간편 복장 문화가 적용되고 있는 곳은 많지 않아 남성들은 여전히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허성무 경남 창원시장(가운데)이 반바지 차림으로 직원들과 함께 시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남성 간편복장…아직은 과도기

몇 해 전부터 시원한 업무복장을 뜻하는 ‘쿨비즈(Cool-biz)’가 유행하면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남성들도 반바지와 샌들 등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2012년 공무원의 여름철 반바지와 샌들을 처음으로 허용했다. 이후로 수원시와 경기도, 경남 창원시, 부산시 등에서도 허용하면서 공공기관 뿐 아니라 일반기업의 남성 복장 변화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반바지 착용은 이상적인 얘기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많다. 취업포털 사이트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1,3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만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답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인식과 시선이 변화에 뒤쳐지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경기도 한 여성 공무원은 “시원한 소재의 옷도 많은데 굳이 반바지를 입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아직까지 남성이 반바지를 입거나 샌들을 신는 것은 좋게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대기업 대리인 김 씨는 “최근 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날 한 동료가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했는데 사장님께 불려가서 무지 혼났다”며 “여성 동료들은 다들 짧은 치마에 샌들이 일상인데 남성 직원들한테만 반바지를 못 입게 하는 건 억울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출근 복장으로 남성의 반바지나 샌들에 대한 시선은 아직까지 곱지 않아 실행이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남성 간편 복장’ 문화가 정착 과정에서 과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 대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시행한다면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점차 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정장만이 허용됐던 남성 직장인 복장이 1999년 CJ를 시작으로 2000년대 들어 삼성, SK, LG 등 민간기업들이 줄줄이 ‘비즈니스 캐주얼’을 도입하면서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노타이에 반팔 와이셔츠, 면바지 등 남성 직장인들의 패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등의 대기업에서 임직원에게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참여율은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
 
패션 업계 종사자들은 “당장 확 달라진 반바지와 샌들 복장을 시행하면 좋겠지만 단계를 거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반바지 정장에 긴 팔 셔츠와 재킷을 매칭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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