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만 보던 미래 기술, ‘홀로그램’이 현실화되고 있다. 영화 ‘킹스맨’에서는 안경만 착용하면 다른 나라에 있는 요원들이 회의실 의자에 앉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아이언맨’에서는 주인공이 손을 튕기자 허공에 홀로그램이 떠오른다. 이런 기술이 실제로 구현되면서 우리 삶을 바꾸고 있다.
 
 ▲영화 속 가상현실이 우리 삶에 구현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이미 우리 삶에 들어온 홀로그램

홀로그램(Hologram)은 ‘완전함’ 혹은 ‘전체’라는 뜻의 ‘Holo’와 ‘정보’라는 뜻의 ‘Gram’이 합쳐진 단어이다. 사진 투영기법에 의해 만들어지는 3차원 이미지다. 우리나라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창조경제의 9대 전략 산업 중 하나로 ‘실감형 콘텐츠’를 지정해 국가차원에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올해 1학기 한양대학교의 ‘생활 속의 화학’ 수업시간엔 담당 교수가 스크린에 등장해 강의를 진행했다. 언뜻 보면 실제 강의실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는 실물 크기의 홀로그램이었다. 실제 교수가 강의하던 곳은 학생들이 하나도 없는 스튜디오였다. 하지만 그의 홀로그램은 동시에 3개의 강의실에 송출됐다.
 
교수는 스튜디오에 설치된 화면으로 3개 강의실 학생들의 반응을 살피며 소통했다. 교수가 카메라를 바라보며 “수소차 안전성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하자 학생들이 마이크를 들고 발표했다.

이는 한양대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텔레프레전스(Telepresence) 강의였다. 텔레프레전스는 원거리에 있는 사람을 원격으로 불러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거리의 한계를 넘어 실시간 수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텔레프레젠스 기술이 확산되면 외국에 있는 유명 교수를 굳이 국내로 초빙하지 않아도 홀로그램으로 강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수강 신청 인원이 몰려 대형강의가 불가피해졌을 때 강의실을 나눠서 진행할 수 있는 점을 큰 혁신으로 꼽았다. 한양대는 다음 학기부터 홀로그램을 활용해 서울캠퍼스와 안산캠퍼스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수업을 개설할 예정이다.
 
2020년에 현대차를 타면 운전자가 시선을 돌리지 않아도 눈 앞 유리창 너머로 네비게이션이 펼쳐진다. 운전자가 보고 따라가는 도로 위 곡선 구간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는 주행노선이 녹색 실선으로 그려지는 식이다. 현대차는 홀로그램 전문 기업 웨이레이(Wayray)와 홀로그램 기반 증강현실(AR) 네비게이션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는 AR 내비게이션을 2020년 이후 양산차에 탑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양산화되면 최근 현대차 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웨어러블 로봇 분야에도 홀로그램 기술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 기업인 매직리프가 실내 체육관 바닥에 고래가 튀어나오는 듯한 홀로그램 영상을 내놓아 화제가 됐다. 물 한 방울 없던 체육관이 순식간에 바다로 변해 고래가 출몰하는 모습을 구현했다.
 
가수 고(故) 유재하와 남성 그룹 ‘스윗소로우’의 협연 무대도 홀로그램으로 재탄생했다. ‘홀로그램 콘서트’는 가수들이 직접 출연하지 않고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해 실제로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것처럼 연출한 기술이다.  
 
이날 무대에는 故 유재하 홀로그램이 유작 ‘지난날’을 부르며 등장했다. 이후 홀로그램 옆쪽에 조명이 켜지면서 스위소로우가 등장해 화음을 넣었다. 홀로그램과 스윗소로우는 서로 소통하는 몸짓까지 보이며 성공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이처럼 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던 기술들을 현실 속에서 마주하게 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관계자는 “홀로그램 기술이 2020년 이후엔 TV나 의료장비로 확대되고 2030년엔 교육, 군사, 의료 등 여러 방면에서 ‘가상현실형 융합서비스’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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