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텐안먼 광장을 순찰하는 중국 공안.(사진제공=연합뉴스)

내달 1일 정부수립 70주년 국경절을 맞는 중국이 내우외환에 빠져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대규모 열병식과 군종 퍼레이드 등 거국적 기념식 행사를 예고했으나 국내외적인 악재 속에 잔칫집 분위기가 연출되지 못하고 있다. 
 
올 중국의 국경절 기념행사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에다가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안)' 반대 시위 등의 여파로 사회가 불안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중국 당국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는 사상 최대 규모로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을 중심으로 치러질 국경절 잔칫상을 차리기에 주력해왔다. 지난 7~8일 광장 일대에서는 역대 최고인 9만여 명이 동원된 대규모 예행연습이 벌어졌다.
 
행사에 대비해 베이징을 비롯한 전역에서 보안, 경비도 강화했다. 특히 작년부터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고 최근 홍콩의 정치적 혼란까지 장기화하면서 인터넷·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통제 강도를 크게 높였다. 한 한국인 교민은 "중국이 가상사설망(VPN)을 통한 인터넷 우회 접속까지 차단하는 등 검열을 한층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높아진 통제와 중국 내 분위기를 보면 오히려 중국 지도층의 불안감이 읽힌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현재 가장 민감한 현안인 홍콩 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은 추락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어떻게든 미중 무역협상을 조기에 타결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섣불리 홍콩에 본토 무력 투입이라는 초강수 대응을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경 진압으로 유혈사태가 빚어질 경우 미국이 무역협상 테이블 밖에서 '인권' 문제 등을 가지고 중국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지도부가 국경절 기념행사가 끝날 때까지는 지켜보며 내부 민심 수습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체로 국경절 행사가 마무리되면 중국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미·중 무역전쟁이나 홍콩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문제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지금 시진핑 지도부는 10월 1일 국경절 열병식 행사를 통해 대내외에 절대 권위를 보여주려고 하고 있어 당분간 홍콩 문제는 자극하지 않으면서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국경절이 끝난 뒤 중국 지도부의 대응이 강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국경절에 중국의 새로운 30년에 관한 테제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홍콩 민주화운동의 기로'라는 말까지 나오는 가운데 '홍콩 자치'와 관련한 입장표명 여부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국경절 행사를 반전기회로 삼겠다"는 복안을 내놓은 중국 정부가 향후 어떤 태세를 보일지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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