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항에서 뱃길로 한 시간, 사시사철 푸른 섬 청산도에는 2200여 명의 주민이 모여 산다. 그런데 이곳에 병원이라곤 단 한 곳뿐이다. 청산도와 인근 섬 주민들은 아플 때 모두 '푸른뫼중앙의원'을 찾는다. 이곳엔 '청산도 슈바이처'라 불리는 외과의사 이강안 원장이 있다.
 

 ▲이강안 원장(사진제공=JW홀딩스)



“환자들이 새벽 5시 반인데 벌써 와 있어요. 나를 믿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생각하면 즐거워요”

 

올해 여든넷인 이 원장은 청산도에서 16년 째 밤낮으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그를 찾아오는 환자는 하루 평균 120명, 많을 때는 150명에 이른다.

 

밤 중 자택을 찾아온 환자라도 그냥 돌려보내는 법이 없다. 간단한 약품을 자신의 방에 구비해 두고 응급환자를 치료한다. 이 같은 경우 돈을 받지 않고 치료해주는 게 다반사다. 인근 섬에서 진료 요청이 들어오면 배를 타고 직접 왕진을 가기도 한다.

 

이강안 원장은 1962년 전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 잠실병원 부원장과 혜민병원장을 거쳐 1993년 서울 화곡동에 이강안의원을 개원해 10년 이상 일했다.

 

그러다 2004년 친구로부터 ‘청산도에 병원이 하나 있는데 의사가 4번이나 바뀌어 폐원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1~2년 봉사나 하자는 생각으로 아내와 함께 청산도에 온 것이 ‘청산도 지킴이’가 된 계기였다.

 

“이웃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베풀고 나누며 사니까 주위에도 좋게 말해주는 거지 보면 별 것 없어요. 베풀수록 행복한 것이고,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되죠.”

 

이 원장은 완전하진 못해도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며 살고자 노력할 뿐이라고 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 장기려 박사에게 영향을 받은 그는 ‘사랑을 행하며 사는 것이 사람다운 삶’이란 신념으로 15년 이상을 의료봉사에 힘쓰고 베풀며 살아왔다.

 

소록도 한센인에게 건빵 100박스를 보내고, 가난한 주민에게 보청기를 사주고, 돈이 없어 점심을 못 먹는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다방면으로 나눔을 실천해왔다.

 

이 원장은 이 같은 섬김과 헌신적인 의료봉사 공적을 인정받아 지난 7월, 귀감이 되는 참 의료인에게 수여되는 성천상 7번째 수상자가 됐다. 받은 상금 1억 원마저 기부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고 있다. 그의 바람은 ‘한 알의 밀알이 되는 것’이다.

 

“사랑이 넘치는, 이웃을 진심으로 위하다 간 의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우리 병원은 사랑이 넘치는 진료실, 정신과 육체 모두 치유되는 곳이 되길 바랍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