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인구감소 현상은 한국 국방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감소가 지속될 경우 수년 내에 현역 자원 부족 사태가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가 지속될 경우 수년 내에 현역 자원 부족 사태가 현실화될 것이 우려되고 있어 국방부가 징병검사에서 현역 판정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관련 기준 개정에 착수했다. 사진은 해병대 수색대대 장병들의 천리행군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현역 부족 사태를 대비해 군 당국은 징병검사에서 현역 판정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관련 기준 개정에 착수했다.

국방부와 병무청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현재 징병 신체검사에서 현역판정(1∼3급) 비율을 높이기 위해 관련 항목의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정부 당국자는 "병무청 등은 2021년도부터 (현역 자원) 인력수급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내년에 (신체검사 기준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만 등의 기준이 되는 체질량지수(BMI), 고혈압 등 다수 신체검사 항목에서 현역으로 판정하는 기준을 다소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병역 판정검사는 인성검사, 간기능·신장·혈당·혈뇨 검사 등 26종의 병리검사와 X-레이 촬영, 내과·정형외과·정신건강의학과 등 9개 과목 검사 등으로 구성된다.

새로운 병역판정 기준이 실제 적용되는 시점은 2021년 초가 유력하다.

국방부는 다만 한 번에 너무 많은 항목의 현역판정 기준을 바꿀 경우 다수의 민원 발생 여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해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가 현역판정 기준을 완화키로 한 것은 조기 현실화하고 있는 인구절벽 현상과 병력자원 부족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한국에서 태어난 아기는 32만 명 대로 줄었다.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임신 가능한 연령기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사상 최저인 0.98명으로 떨어졌다.

2017년 35만 명 수준이었던 20세 남자 인구는 2022년 이후에는 22만∼25만 명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2023년 이후에는 연평균 2만∼3만 명의 현역 자원이 부족해진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새로운 징병신체검사 기준이 도입되면 근 10년간 감소추세였던 현역판정 비율은 다시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방부는 2015년 10월 현역을 정예화하고 입영 적체 문제를 해소한다는 취지에서 현역판정 기준을 강화하고 보충역(4급) 판정기준을 완화한 바 있다.

징병 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 비율은 평균 90%에 가까웠으나 이 조치가 시행된 이후 1∼2% 포인트 가량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병무청의 현역처분 인원은 병역자원 감소, 판정기준 강화 추세 등과 맞물려 2009년 29만 1,000여 명에서 지난해 25만 3,000여 명으로 4만 명 가까이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보충역·병역면제·재검대상은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특히 보충역 판정비율은 4.8%에서 12.7%로 높아졌다.

정부는 최근 인구절벽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과학기술 중심의 전력구조로 개편', '병력구조 고효율화', '여군 활용 확대', '귀화자 병역 의무화' 등의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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