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가 최근 북한의 식량 사정이 지난 10년 사이 최악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0년 뒤 1,000여 명의 기아 발생이 전망된 상황에 최근 태풍과 돼지열병까지 더해져 북한 경제가 코너에 몰렸다.
 

경제난에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는 북한 주민들의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한편, 일부 북한 상류층들 사이에선 명품백 등의 사치품 구매가 유행하면서 극심한 빈부격차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북한 경제가 최근 10년 새 최악의 식량난에 태풍과 돼지열병까지 겹쳐 코너에 몰렸지만 부유층들 사이에선 명품 구매가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굿뉴스

최악의 경제난에도 北 부유층, "명품 좋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올해 발표한 ‘북한의 식량 안보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식량 생산량은 약 490만t으로 전년도에 비해 12% 감소했다. 이는 2008~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심각한 가뭄과 홍수, 비료·농기계 부족 등이 원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한 미 농무부 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연례 ‘국제 식량안보 평가 2019-2029’ 보고서에는 올해 북한 인구의 57.3%인 1,460만 명이 식량 부족을 겪을 것으로 추산했다. 10년 뒤에는 41.6%인 1,110만 명이 기아에 노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식량난을 더욱 악화시킨 것은 이번 태풍이다. 농업은 북한 경제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번 태풍은 북한 곡물 생산의 60%를 담당하고 있는 서해안 지역, 즉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에 큰 피해를 냈다. 이 때문에 원체 어려웠던 북한 식량 사정이 한층 빡빡해진 것이다.
 
북한 농업전문가들은 “가을에 생산되는 곡물이 한 해 곡물량의 90%를 차지하기 때문에 금년 작황은 평년보다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 평안북도의 돼지가 전멸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부 경기 침체에도 한쪽에선 북한 상류층들의 ‘명품 사랑’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데일리NK가 평안남도 소식통을 통해 접한 이야기에 따르면, 일반 주민들도 자주 다니는 시장에서 빈부격차가 여실히 드러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종일 몇 푼 안 되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장사꾼들 옆에서 부유층들이 쌀 100kg은 넘게 살 수 있는 가방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시장 뿐 아니라 대형마트와 평양광복상업중심 등에서도 외국의 유명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백화점에서 명품백 같은 ‘사치품’이 버젓이 팔리고 있는 만큼 당국이 이 같은 현상을 통제하지는 않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장사꾼들은 오히려 사치품이 돈벌이가 된다고 판단해 상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국가기관을 뒷배로 장사를 하면서 큰 돈벌이를 하는 신흥 부유층도 증가하고 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돈을 많이 모은 돈주들이 국가기관 명의를 빌려 무역업, 유통업, 제조업 등에 뛰어들어 큰 돈을 벌고 있다"며 "이들은 평양이나 대도시로 출장을 가서 최고급 호텔에 묵으며 고급 식당과 문화오락시설을 즐기고 명품을 대량으로 구입한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북한 정권이 메르세데스 벤츠와 롤스로이스, 렉서스 등 고급 자동차와 수백만 달러 상당의 유람선을 수입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