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과 완전히 사랑에 빠졌습니다. 이들을 떠나서는 살 수 없을 지경이에요. 가끔 한국에 오면 상사병에 걸린 것처럼 원주민들이 늘 걱정되고 보고 싶습니다.”
 
제19회 언더우드 선교상을 수상한 박철현 선교사는 20년간 말레이시아 정글 원주민들과 동고동락하며 그들과 사랑에 빠졌다. 원주민보다 더 원주민스러운 박 선교사의 사랑과 섬김이 말레이시아 정글을 복음의 밭으로 일구고 있다.
 
 ▲제19회 언더우드 선교상을 수상한 박철현 선교사는 20년 간 말레이시아 정글에서 원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역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말레이시아 원주민들과 동고동락한 20년
 
이젠 한국보다 말레이시아 정글이 더 편하다는 박철현 선교사는 ‘제19회 언더우드 선교상’ 수상을 위해 잠시 한국에 들렀다.
 
‘언더우드 선교상’은 언더우드 선교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오지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선교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2001년 제정됐다. 이번 수상의 주인공이 된 박철현 선교사는 1999년부터 20년 동안 말레이시아 정글에 사는 원주민을 대상으로 교회개척, 학교운영, 의료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한국교회 목사로 사명을 감당하다 어느 날 TV 다큐멘터리에서 병든 딸을 제물로 바치는 말레이시아 원주민들의 정령신앙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게 된다. 그 때 무작정 말레이시아 정글로 떠난 그의 선교 여정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말레이시아 정글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두마이지역에 112개의 교회를 개척하고 신학교를 설립해 복음을 전하며 현지 제자도 양성하고 있다. 또한, 글을 모르는 원주민들을 위해 학교를 세워 사회진출을 돕고 있으며 의약품을 구입해 원주민 진료에도 참여하고 있다.
 
원주민들에게 박 선교사는 ‘파파 오랑후탄’으로 불린다. ‘파파’는 아버지, ‘오랑’은 사람, ‘후탄’은 정글 숲으로, ‘정글의 아버지’라는 뜻이다.
 
 ▲박철현 선교사는 말레이시아 정글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마을을 찾아다니며 교회를 개척하고, 학교를 세우며 복음 전파에 힘쓰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새로운 원주민 마을을 찾았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원주민들의 가족, 친구, 때로는 보호자로서 왕성한 복음 전파 사역을 하기까지 박 선교사에게는 웃지 못할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말라리아와 독충에 시달리면서 이어온 사역 중에 몸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고 느껴 한국 병원을 찾은 어느 날, 박 선교사는 대장암 말기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았다. 의사는 생존할 수 있는 의학적 가망성이 5%밖에 안 된다고 통보했다.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말레이시아 원주민들에게 다시 돌아가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돌아갔을 때 그곳에 원주민들이 정말 뜨겁게 기도해줬고 5년 뒤에 완치됐습니다.”
 
원주민들의 살해 위협 속에 숨어 지내야 했던 시간도 있었다. 식인종의 후예 ‘까심’이라는 원주민이 박 선교사의 목숨을 위협하며 5년을 쫓아다녔다. 하지만 그런 까심이 폐병으로 쓰러졌을 때 박 선교사가 찾아가 기도해줬고 낫게 됐다. 당시 폐병에 걸리면 대부분 죽을 수밖에 없었는데 기도로 낫게 되자 까심은 하나님의 존재를 믿게 됐다.
 
새로운 원주민 마을을 발견했을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 박 선교사는 앞으로도 원주민 마을을 찾아 다니며 교회를 개척하고 학교를 세우는 일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복음을 접하는 원주민들은 마약을 끊고 스스로 마을에 교회를 세워 예배를 드리고 다른 마을에 직접 찾아가 복음을 전해요. 힘든 오지에서 사역하는 만큼 주시는 보람도 큰 것 같아요. 원주민 선교가 정말 재밌고 생동감 넘쳐서 행복하게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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