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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큼, 생명을 귀히 여기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신장을 기증한 부부 소식이 전해져 훈훈함을 안기고 있다. 올해 첫 '부부신장기증인'이 된 구신용(52, 인애교회) 목사와 홍선희(53) 사모가 그 주인공이다. 부부의 생명 나눔은 2006년 홍 사모의 신장 이식으로 먼저 시작됐다.

 
 ▲올해 첫 '부부신장기증인' 구신용(인천 인애교회) 목사와 홍선희 사모 ⓒ데일리굿뉴스
목사의 가장 큰 영광은 "성도를 위한 희생"

"신학교 선배 목사님인데, 만성신부전으로 투병 중이었어요. 그때 신장 투석이 얼마나 힘든 건지 처음 알게 됐어요. 도울 방법을 알아보니 신장 기증밖에 없더라고요. 당연히 기증하겠다고 나섰지요. 그런데 저와는 혈액형이 안 맞아 이식이 어렵고, 제 아내와 혈액형이 일치하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아내에게 기증하라고 이야기했죠."
 
부부는 일심동체였다. 남편의 제안에 놀랄 법도 한데, 홍 사모는 순종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신장 하나를 기증했다. 홍 사모는 "저와는 신학교 동기였는데 굉장히 신실하고 좋은 사람이었다"며 "오래 목회하면 선한 영향력을 끼칠 것 같아 기증해도 아깝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홍 사모의 기증에 감동한 구 목사는 대신 사후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진행했다. 또 지금까지 헌혈 100회 이상을 하는 등 생명 나눔에 앞장섰다.
 
지난 9월엔 구 목사의 신장 기증이 이어졌다. 구 목사는 "13년 전 이미 내 신장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다가 2년 전 새벽기도 때 신장을 주라는 마음을 주셨고 바로 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그렇게 직접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던 구 목사는 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생면부지인 60대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신장을 이식할 수 있었다.
 
"그분이 저를 보고 싶다고 하셨더라고요. 그래서 병실 앞에서 한 2분 정도 만났어요. 사실 누군가에게 줘야겠다는 마음뿐이었기 때문에 내 할 일만 했다고 생각했지, 다른 감흥이 전혀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분을 만나 안아드리는데 제 신장을 받아줘서 잘 쓰실 것을 생각하니 제 입에서 먼저 감사하다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목사의 가장 큰 영광은 성도를 위한 희생이라고 강조하는 구 목사. 부부는 "내가 조금 불편해서 누군가에게 더 큰 것을 줄 수 있다면, 그 불편함은 굉장히 가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제고되도록 앞으로 홍보나 국가적인 제도가 잘 뒷받침됐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올해 첫 '부부신장기증인' 구신용(인천 인애교회) 목사와 홍선희 사모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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