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이후 사라진 질병으로 알려진 흑사병(페스트)가 현대 다시 발병사례가 종종 보고되는 가운데 중국에서 흑사병 확진 사례가 알려지면서 주의가 요망된다.

중국 베이징(北京) 시내의 중형 병원에서 환자 두 명이 흑사병(페스트) 확진을 받았다. 이로 인해 전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중국 보건당국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중국에서 흑사병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은 흑사병 환자가 입원했던 중국 병원 응급실. (차이신 캡처, 연합뉴스 제공)

베이징 내 감염 확산 우려가 크지는 않지만 전염병 속성상 예측이 쉽지 않고 흑사병 환자 1명이 중태에 빠지며 경각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는 지난 11월 13일 흑사병 관련 공지를 통해 “흑사병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수도 베이징은 흑사병 발생 지역이 아니라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에 신경 써달라고 요청했다.

이 센터는 페스트가 오래된 세균성 전염병으로 각종 항생제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면서 환자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흑사병 접촉이 의심되는 사람은 사전에 약을 복용하면 발병을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자연환경에서는 페스트균이 존재하지 않고 쥐도 페스트균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쥐 등 동물을 접촉한다고 감염되는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센터는 2명의 흑사병 환자가 발견된 후 베이징시 위생 관련 부처가 즉시 환자를 격리해 치료했으며 상세한 역학 조사도 병행했다고 밝혔다.

의심 접촉 대상자에 대한 조사와 더불어 예방 약물 복용도 시행했으며 관련 장소에 대한 소독과 발열 환자에 대한 모니터도 강화해 감염 확산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베이징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이번에 흑사병에 걸린 환자 2명 중 1명이 위중한 상태다. 나머지 1명은 현재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베이징 보건당국은 현재 3급 병원과 질병예방센터, 중의원 소속 의료진 11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대응팀을 조직해 흑사병 환자 관리와 전염 방지 조치에 나섰다.

보건당국은 흑사병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을 격리해 관찰하고 있으며, 환자가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환자 발생지인 네이멍구 현지에 대한 소독 작업과 예방 작업도 벌이고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아직 접촉자 중 추가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두 환자는 차오양(朝陽)구 의료 기관에 격리돼 적절한 치료와 조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9월 국가 법정 전염병 현황'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올해 9월에도 흑사병 환자 1명이 발생해 숨졌다.

중국 질병통제센터는 현 상태에서 베이징 시민의 경우 특별한 개인 보호 조치를 할 필요는 없지만 전염병 예방을 위해 손을 자주 씻고 밀집 장소는 가급적 피해야하며 발열, 기침 증상이 있어 병원 방문 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여행 또는 외출 시 마못 등 야생 동물과 접촉을 피하며 벼룩에 물리지 않도록 하며 밀렵 및 야생 동물 섭취를 자제하라고 주문했다.

흑사병은 쥐에 기생하는 벼룩이 매개하는 감염병으로 페스트균을 가지고 있는 벼룩이 사람을 물 때 전파된다.

중국에서는 흑사병으로 숨진 사례가 2014년 3건, 2016년과 2017년, 2019년 각 1건 있었다.

흑사병은 지난 2012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총 256건의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 이 중 60명이 목숨을 잃어 세계 최대 사망자 숫자를 기록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2017년에도 이 병으로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편 국내 보건당국은 우리나라에 흑사병이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유입 가능성은 낮지만 흑사병 유행지역 방문 시 쥐나 쥐벼룩 등 접촉을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질본은 중국의 흑사병 국내 유입가능성이 낮아 감염병 위기경보는 ‘관심’단계를 유지하고 했다고 전했다. 또 국내로 흑사병 환자가 유입될 경우 치료 항생제가 충분히 비축돼 현 단계에서의 대응역량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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